•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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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섭 평택시문화관광해설사

팽성은 야트막한 구릉지와 넓은 평야지역으로 주민들은 주로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으나, 요즘에는 산업단지 조성과 미군기지 이전 등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곳이다. 팽성의 행정구역은 안성천을 경계로 조선시대에는 충청도 평택현으로 충청대로가 지나가는 길목이었으나, 1914년 일제 강점기 행정구역 개편에 의하여 현재와 같이 경기도로 편입되어 변화를 거듭하였다. 특히, 팽성은 1950년 한국전쟁 중 미군기지 건설로 시작된 주한미군과의 인연으로 한국현대사의 중심에 있었던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팽성에는 국가지정 무형문화재이며 유네스코에 등재된 평택농악과 임금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객사, 지방민의 중등교육기관인 향교, 지금도 알 수 없는 토지의 성 농성, 병자호란 당시 삼학사의 한사람 홍익한를 기리는 홍학사 비각 등 많은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많고 다양한 문화유산과 미군기지와 안정리라는 특수한 지역이 있어 문화 관광지로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곳 팽성을 평택의 중심 문화권역으로 지정개발 활성화하고자 하는 시민단체의 활동은 이 지역주민의 한사람으로 반가운 일이다. 역사학자 백승종 교수는 평택을 서부권의 괴태곶 문화권, 북부권의 정도전 문화권과 원균 장군 문화벨트, 남부권의 대동문화권과 팽성농성 문화권으로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문화권 개발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월 7일(토) 금요포럼에서 주최하는 평택역사문화유산 탐방 다섯 번째로 팽성농성 문화권역 탐방에 문화관광해설사로 참여하였다. 이날 탐방은 내리문화공원과 자전거 길, 부용산 역사문화 공원 조성사업, 객사리 자비사, 두정리 마을 어울림 문화센터, 대추리 마을 평택 평화센터 등을 방문하였다. 


내리문화공원과 자전거 길은 안성천과 미군 기지를 따라 조성된 곳으로 풍광이 좋아 자전거 동호인들이 애호하는 유명한 명소로 알려져 있다. 부용산 근린공원 조성사업은 이미 진행되고 있으나, 양호한 소나무 숲과 근현대사의 문화유적지가 있는 곳으로, 앞으로 이곳을 객사와 관아 터 향교 등을 포함한 부용산 역사 문화공원으로 수정·보완 조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탐방 단원 모두의 의견이었다. 


객사리 자비사는 옛 망한사(望漢寺)로 중국(한나라)의 승려와 장수들이 배를 타고 유람하다가 태풍을 만나 배가 표류하여 아산만에 도착했는데 이들이 돌아가지 못하자 한나라를 그리워하며 지은 절이라는 고사가 전해지고 있는 곳으로, 보문 주지스님과의 차담은 종교의 벽을 넘은 새로운 팽성(농성) 문화권 발전의 한축을 담당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두정리 큰 농고지 마을은 정부의 공모사업인 농촌주거환경 개선사업으로 아름답게 꾸며진 마을로 다른 농촌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어울림 문화센터가 있어 이곳에서 주민들을 위한 건강, 취미, 교실 등을 열고 있어서 농촌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추리평화마을은 주한미군기지 확장에 따른 노와리에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만들게 된 가슴 아픈 사연이 담긴 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평화센터가 있어 평화교육 및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이 팽성농성 문화권 안에 숨겨져 있었던 명승지 내리문화공원과 자전거 길, 문화유적지 자비사, 농촌체험관광 마을 두정리와 대추리의 발견은 이번 탐방의 큰 수확이다.


평택이라는 지명이 본래 생겨난 지역은 ‘평택현’으로 지금의 팽성읍이다. 팽성읍은 2000년 역사와 전통의 뿌리를 갖고 있는 평택이라는 지명의 별칭이다. 평택(平澤)은 평택의 지리적 특성을 잘 나타낸 평평한 육지와 하천 습지가 많은 곳으로 백제시대에는 여덟 개의 하천을 뜻하는 하팔현(河八縣)이라 불렀다. 요즈음에는 평택을 고르게 윤택한 지역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번 평택 문화유산 탐방은 이와 같이 평택의 뿌리를 간직하고 있는 팽성 문화 자산을 찾아 새로운 문화도시 평택의 비전을 구상하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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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1

  • 08780
김인서

잘 보았어요. 팽성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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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기고] 2000년 평택의 뿌리 ‘팽성(농성) 문화권’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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