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서민호(본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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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시를 비롯한 전국의 모든 지자체들이 도심 주차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본보가 소속된 지역신문협의회에서도 얼마 전 제12회 평택로컬포럼을 통해 ‘평택시 상업지구 주차난 해소방안’을 주제로 논의를 가진 바 있지만 해결책을 뚜렷하게 내놓지는 못했다. 
 
 사실상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공영주차장을 꾸준히 늘려가는 것이 옳은 방법이지만 용지를 매입해 주차장을 조성하려면 주차면당 많게는 1억 원 이상에 이르는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영주차장을 무조건 확대해 나가는 것은 예산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특히 공간이 제한된 도심에서는 예산의 문제를 떠나 부지확보의 어려움으로 주차장을 늘려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런 이유에서 수원시의 ‘공유주차장’ 시책사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지난 9월 수원시는 처음으로 세류중학교에 공유주차장을 조성했다. 앞서 3월 세류중학교와 ‘나눌수록 행복한 주차장 공유사업’ 협약을 체결한 후 경기도 보조금 50%와 시비를 투입해 시설 개선 공사를 진행했으며, 세류1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유주차장 사용 신청을 받아 평일과 휴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또한 수원시는 지난해 1월에도 중앙교회와 공유주차장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예배로 인해 교회 방문자가 많은 수요일, 일요일을 제외하고 교회 부설 주차장 94면을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앙교회에 이어 수원제일교회, 숲과샘이있는평안교회, 영화교회, 수원영락교회도 수원시와 협약을 체결하고 4개 교회의 부설 주차장 약 230면을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 개방하고 있으며, 이를 발판삼아 다른 교회들 역시 수원시와 속속 주차장을 공유하기 위한 협약을 맺고 있다.
 
 이렇듯이 수원시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시 재정으로 공영주차장을 무작정 늘려가기보다는 주차장 공유를 통해 도심과 주택가의 심각한 주차난을 많은 부분 해소하고 있다. 물론 오래 전부터 전국의 지자체에서는 시범적으로 부설주차장 또는 학교시설 주차장 공유사업을 진행했지만 큰 효과는 내지 못했다. 이런 면에서 수원시의 ‘나눌수록 행복한 주차장 공유사업’은 지자체의 확고한 의지와 지역구성원들의 나눔 문화가 함께 어우러져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현실적인 주차난 해소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수원시뿐만 아니라 전국 지자체에서 공유주차장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의 경우에도 주택 밀집지역 주차난 해소를 위해 학교교육경비 보조를 통해 시설개선 공사를 진행한 후 인천용정초등학교 주차장을 주민들에게 무료 개방하고 있다. 인천의 경우에도 평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 30분까지 개방하며, 주말 및 공휴일은 하루 종일 이용이 가능하다.
 
 평택시는 이러한 학교 또는 교회의 부설주차장 개방사업에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 이미 평택시는 공영주차장 신설만으로는 늘어나는 주차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수백억대 예산과 부지 확보 역시 쉽지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다만 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안전문제가 크지만 인천시의 경우와 같이 통합주차관제센터와 학교 부설주차장을 연계하고 관제센터 상시 인력을 배치해 24시간 모니터링을 하는 동시에 미추홀경찰서와 협약을 통해 학교 주변 야간 방범순찰을 확대 운영하는 것과 같이 평택시가 구체적인 안전대책을 세워서 부설주차장 개방사업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예산면에서도 공유주차장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구성원들과 함께 지속적인 설득과 협의를 거친다면 학교와 교회 시설 개방이 꼭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앞으로 평택시는 주차장 공유사업을 향후 주차난 해소의 핵심 시책으로 삼아야 할 것이며, 적정 부지의 확보와 건설비용 및 행정절차와 공사기간 등 시간과 비용 투입의 한계가 명확한 공영주차장을 무리하게 조성해 나가는 것보다는 평택시민이 주차공유에 공감하고 참여하는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다만 시의 일방적인 의지만으로는 주차장을 공유하는 사업이 정착할 수 없기 때문에 시민들 역시 주차장 공유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며, 학교, 교회 등 지역단체와 지역구성원들의 주차장 나눔 문화를 위한 많은 논의가 지금부터라도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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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도심 주차난 해소 위해 ‘학교·교회 주차장’ 공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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