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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백로가 깃드는 매력적인 도시 ‘평택’
작성일 : 19-07-23 17:07    
정국진(평택환경시민행동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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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대규모 타워크레인이 하늘을 뒤덮고 공사장을 드나드는 덤프트럭의 행렬이 길다. 지난 2010년 41만 명 수준이던 평택의 인구는 올해 50만 명을 돌파하면서 오는 2035년에는 12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듯이 우리 고장의 발전상을 바라보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으며, 최근 평택시는 전국적으로도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허나 인구가 많고 인지도가 높은 것이 ‘매력적인 도시’를 뜻하진 않는다. 도시의 매력이 인구수와 인지도로 결정된다면 ‘I♥NY(뉴욕)’ 대신 ‘我愛北京(베이징)’ 티셔츠가 많이 팔렸을 것이다. 방글라데시 다카는 뉴욕과 비슷한 인구수를 가졌지만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과 비슷한 이치일 것이다.
 
 멕시코시티도 뉴욕과 인구가 비슷하다. 특히 나라의 이름과 같은 도시명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인지도 역시 상당하다. 하지만 멕시코시티는 오랫동안 최악의 대기오염 도시로 악명을 날렸으며, 1987년 2월에는 하늘에서 수천 마리의 새가 갑자기 떨어져 죽는 등 대기오염으로 건강권과 생명권을 위협받는 도시에서 살고 싶은 사람은 그 누구도 없을 것이다.
 
 100만 명 도시를 바라보는 평택의 가까운 미래는 어떨까. 공업 단지와 항구가 있는 평택시는 65만 도시 안산과 115만 도시 울산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안산의 시화호는 1997년 호수의 어패류가 폐사하면서 ‘죽음의 호수’로 불리기도 했으며, 울산은 공업단지를 벗어나도 심한 악취로 인해 1980년대 대표적인 공해병인 ‘온산병’을 낳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이러한 지적은 옛말이 되었다. 안산 시화호는 이제 수도권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생태계의 보고가 됐으며, 울산 태화강은 국가정원으로 지정되어 국내 최대의 백로 서식지가 되었다.
 
 다만 두 지자체 모두 자연 생태를 잃고 비싼 대가를 치룬 바 있다. 이를 복원하기까지 오랫동안 ‘오염 도시’ 악명을 견뎌야만 했고, 외국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새가 떨어져 죽는 도시’ 멕시코시티의 변화를 눈여겨볼만 하다. 멕시코시티의 경우 1988년의 미세먼지 발생량과 2013년 미세먼지 발생량을 비교하면 무려 71%나 감소했다. 참 부러운 대목이다. 우리의 형편은 그러하지 못하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지난 2015년 조사한 우리나라 지역별 초미세먼지(PM2.5) 노출도 순위를 보면 국내 2위(남평택), 4위(북평택)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세먼지로 인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평택 시내 한복판에 ‘부자 마을’을 가리킨다는 백로가 깃들었다. 시민이 산책하는 통복천에서 먹이를 구해 은실공원 부지에 둥지를 틀은 것이다. 미세먼지도 많고 세교산업단지가 인근에 있어 잘 살 수 있을까 싶은데도 백로들은 평택 시민들에게 자연의 경이를 보여주고 있다.
 
 과연 평택시의 상징새 답다. 전국에 수많은 백로 서식지가 있지만 이처럼 시내 인구 밀집 지역과 산단을 인근에 둔 백로 집단서식지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에서 평택 백로의 특별함이 있는 것이다.
 
 과거의 오염 도시 울산은 ‘백로생태학교’를 운영하면서 생태도시의 명성을 얻어가고 있지만 평택 백로 서식지는 어떠한 보호조치도 없어 언제 어떻게 사라질지 모르는 운명에 놓여있다. 평택의 자연과 동식물이 개발 뒷전에 밀리거나 사람들의 편의에 의해 백로 집단서식지가 사라진 평택이 매력적인 도시라고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해볼 대목이다. 
 
 독일 의학자 파울 에를리히는 “지구상의 생물들 중 어느 한 종을 잃는다는 것은 비행기 날개에 달린 나사못을 빼는 것과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평택이라는 비행기가 비상하고 있다. 높이 날기 위해 더 힘찬 비행을 하고 있는 평택시에 백로가 쉴 공간이 있는 매력적인 도시가 되길 바란다. 필자도 사람과 자연, 동식물이 함께 숨 쉬는 매력적인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이 되고 싶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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