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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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화 평택시의회 의장
 
 바람이 바뀌었다. 산과 들, 그리고 동네마다 꽃들이 앞을 다퉈 피고 있다. 완연한 봄이다. 봄은 비에 젖고 바람에 흩날리는 가운데 지나간다. 요즘 봄과 가을이 짧아졌다고들 하지만 그럼에도 봄은 길고 변화는 무상하다. ‘만화방창(萬化方暢)’한 봄을 누려야 할 때 봄날의 무상함과 애상함을 느낀다. 어쩌면 봄이 하도 짧기에 갈 것을 벌써 아쉬워하는지.
 
 봄이란 계절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지난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활지 묵상하며 기도한다. 이렇게 계절이 바뀔 때면 으레껏 찾아오는 느낌이 있다. ‘세월 참 빠르다’. 금년이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월의 끝자락이니 말이다.
 
 지난 해 3선 시의원 당선이 가져다주는 설렘과 의장직의 막중한 책임감으로 의정활동을 수행한지 10개월이 되어가는 지금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본다.
 
1. 출범 초기 불미스런 일들에 대한 반성
 
 지난해 7월 3선 시의원에 당선되면서 제8대 평택시의회 전반기 의장직을 수행한지도 벌써 10개월이 됐다. 제6~7대 시의원으로 당선되었을 때에도 항상 시민과 함께하며 시민의 어려움을 함께하자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하지만 제8대 의회 출범초기 의원들이 의정활동에 대한 의욕이 너무 앞선 나머지 일부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은 물론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시민들에게 실망을 드렸고, 또한 여러 구설수로 언론에 오르내린 바 있다.
 
 필자 역시도 성인지적 발언으로 인해 언론지상에 오르내려 시민들의 곱지 않은 따가운 시선으로 너무도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의회의 수장으로서 재발방지를 위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시민들께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고개를 숙였다.
 
2. ‘말’로 얻은 나의 고백
 
 지역 주민들의 선택에 의해 3선 의원으로 50만 시민이 함께하는 시의회 의장이 되어 시민들의 행복을 위하고 시민이 먼저인 평택을 만들어나가는 하루하루가 항상 설레고 기쁘다.
 
 짧지 않았던 3선의 의정활동을 되돌아보면 수많은 희로애락의 순간들이 주마등같이 지나가고는 한다. 누구든지 가슴에 있는 말을 다 꺼내놓을 수는 없다. 필자 역시도 자신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의장직을 수행하는 기간 동안은 그 어떤 말도 나 자신을 위해 할 수 없다.  어쩌면 필자가 할 말을 줄이고 시민 여러분, 언론인 여러분, 동료 의원들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필자 개인을 떠나 50만 평택시민의 행복과 평택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다.
 
 ‘말을 아껴야 한다’는 삶의 원칙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분위기에 따라 본의 아니게 ‘말’로 인하여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다. 안타깝게도. 다행히 의장직을 수행한 지난 10개월 동안 보람되고 기뻐 웃음 지었던 날들이 많았기에 지금의 넉넉함을 가질 수 있었다.
 
 평소에도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을 위해 또는 좋은 분위기를 위해 행했던 필자의 작은 경솔함이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필자를 아는 지역민들과 지인들에게 불편함과 실망감을 주었던 것은 아닌지. ‘말’이 ‘말’을 아프게 하고, ‘말’이 ‘말’을 이겨버리는 현실이 가끔은 아쉽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더 진실된 사람들과 행복해지고 싶다. 또 이미 필자와 필자 곁에 있는 진실된 사람들과도 더 행복해지고 싶다. 시간이 흐를수록 필자가 보듬어야 하고 지켜내야 할 소중한 사람들이자 삶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 마음에 상처가 있을 때마다 소를 몰러 나가 원평나루 제방 위에서 석양이 지는 노을을 바라보면서 마음껏 소리 지르며 호연지기를 길렀다. 하지만 지금도 그리 할 수 있을까. 최근 원평나루 제방을 찾았다. 하지만 그 어린 소년의 큰 목소리는 그저 바람소리가 되어있었다.
 
3. 의회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앞서 언급했던 출범초기 의원들의 부족한 모습은 그동안 의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연찬회와 간담회, 현장방문 및 현안사항 토론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소중한 경험을 쌓고 있다. 의장으로서 당리당략을 떠나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화합과 의원 간의 소통 역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러한 경험과 노력을 통해 이제는 일부에서의 과도한 우려와 달리 16명 의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존중하면서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고 있다. 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든 의원들께 박수를 보낸다.
 
 이제 우리 평택시의회는 시민을 위한 진정한 봉사자로서 시민이 더욱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발전하는 의회를 만들고, 새로운 지방자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데 온 힘을 다하면서 ‘백성을 위해 존재한다’는 정약용 선생의 ‘목민관’처럼 지역주민을 위해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동시에 실생활에 밀접한 현장 위주의 의정활동을 펼칠 것을 다짐한다.
 
 필자 역시 노자의 가르침에 곧으나 뻗대지 않고 빛나나 빛나려 하지 않는다는 ‘직이불사 광이불요(直而不肆 光而不燿)’를 마음에 새기고 틀에 갇히지 않는 유연함과 권위적이지 않는 겸손한 태도를 가지고 시민행복을 기준으로 삼아 의원으로서의 소명을 다하고자 한다. <기해년 어느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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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평택시의회 의장으로서의 10개월을 되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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