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서민호(본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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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7일 쌍용차 해고자 김모씨가 평택시 독곡동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평택시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쌍용자동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1993년 스물넷 청년은 청춘을 오롯이 자동차를 만드는 일에 바쳤습니다. 누구보다 정직하고 성실했던 그에게 회사는 정리해고 통지서를 보냈습니다. 2009년 6월8일, 상하이기차에 기술을 팔아넘긴 회사가 노동자들을 제물로 삼았습니다. 쌍용자동차 회사가 그를 죽였습니다”라고 밝혔다.
 
 평택시민들에게 김씨의 죽음은 쌍용차 해고자의 죽음인 동시에 이웃으로서도 가슴 아픈 소식이다. 쌍용차는 지난 1954년 설립을 시작으로 평택시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평택시민과 함께 60여년을 함께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2009년 쌍용차는 고유가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영적자 폭이 커졌고, 국내 할부금융 시장의 신용경색으로 인해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전체 노동자의 36%인 2,646명의 인력감축을 통해 1,600여명 희망퇴직, 980명의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후 해고자들은 해고자 복직, 쌍용차 국정조사,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며 장기간의 철탑농성, 굴뚝농성과 단식농성을 진행했으며,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세상을 떠난 30명의 사망자들을 바라보면서 평택시민들의 마음은 한없이 무거웠다.
 
 다행히 쌍용차 노·노·사는 2015년 12월 30일 해고자 복직을 합의했으나 현재 45명이 복직했고 나머지 120명이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회사 복귀를 기다리며 삶의 무게를 못이긴 우리의 이웃인 쌍용차 해고자가 죽음으로서 우리 모두에게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말을 또 가슴 아프게 전할지 모른다.
 
 그동안 지역구성원들에게 쌍용차 해고자들과 가족들은 많은 도움의 손길과 구원의 손길을 원했지만, 어쩌면 필자부터도 한 발 물러서 남의 일로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았는지. 또 ‘한 때 시민 누구보다도 풍족한 삶을 살았던 직장인’이라는 왜곡된 시선으로 여전히 바라보고 있지는 않았는지.
 
 분명한 것은 우리의 눈앞에서 해고자들은 복직의 간절함이 절망감으로 변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아직 복직하지 못한 120명의 해고자들이 그토록 바라던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역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갖고 이들을 응원하고 지지해야 할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쌍용차에 묻고 싶다. 그리 많지 않은 수의 해고자 복직 시기를 명시하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것인지. 또 손배가압류 철회가 그리 힘든 것인지.
 
 지난 2015년 1월 14일 인도 마힌드라 그룹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김득중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 지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경영상황이 개선되면 단계적으로 모두를 복직시킨다고 약속했으며 이 약속을 모든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복직 시기 조차도 명시를 망설이는 쌍용차는 경영 상황의 개선 문제가 아닌 쌍용차 측의 의지가 약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쌍용차는 앞으로 빠른 시일 내에 희망퇴직자와 해고자들이 위태하게 부여잡고 있는 희망과 미래에 대한 꿈을 지켜줘야 할 것이며, 더 이상 약속을 미루지 말고 복직 시기를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쌍용차는 고용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함께 순차적인 복직을 진행해나가야 하며 해고로 인한 가정해체, 경제적 어려움 등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복지 대상자들의 아픔을 보듬어 안아야 할 것이다.
 
 어쩌면 해고자들은 복직이라는 마지막 희망의 빛이 바랬을 때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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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평택 쌍용차 해고자가 전한 말 “해고는 살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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