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김훈(시민사회재단 운영위원) 
 
기고 쌍용차.jpg
 쌍용차의 강소기업화는 많은 노동자들과 시민들의 바람일 것이다. 그럼에도 회사와 사내(기업)노조의 해고자복직을 둘러싼 미지근한 대응과 외면으로 인해 쌍용차를 바라보는 국민들과 시민사회의 시선은 싸늘하고 지속발전이 가능한 책임 있는 회사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킨다.
 
 현재 복직을 기다리는 인원은 120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쌍용차의 현장 노동자가 3,500여명인 만큼 결코 많은 인원이 아니지만, 회사는 회사대로 기업노조와 사내 노동자들은 노동자대로 해고자들의 고통과 ‘전원 복직’ 요구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다.
 
 시민사회와 해고자들의 ‘함께 살자’는 요구는 메아리 없는 외침이 되고 있다. 그 끝은 어디일까? 쌍용차에 대한 국민적인 냉소 일 것이다.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평택시민들의 여론은 여전히 냉랭하며, 길거리에서 혹은 식당에서 마주하는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시선은 달갑지 않다. 이러한 부분을 누가 재생산하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시민입장에서 봤을 때, 지역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자기들만의 잇속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조직과 회사는 존재가치가 없다. 쌍용차 해고로 인한 노동자의 고통은 10년째 접어들었다. 그동안 회사 경영진과 사내노동자들의 각고의 노력과 협력 속에 쌍용차는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지만, ‘해고는 죽음’이라는 외침대로 29명의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이 사망했으며, 120여명의 해고자가 여전히 풍찬노숙 속에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2009년 대량해고 당시 사측의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할 수밖에 없다’는 해고사유는 양승태 전대법원장의 당시 집권정부와의 재판거래 의혹으로 그 정당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제는 해고자들의 요구를 받아주어야 하는 것 아닐까?
 
 오늘도 해고노동자들은 회사 앞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으며, 시민사회에서는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매일 이어가고 있다. 또 평택에서는 매주 목요일 저녁 회사와 평택역 앞에서 해고자 복직 ‘함께 살자’ 문화제를 진행하고 있으며, 매주 1~2회 쌍용차 영업소 앞 1인 시위는 물론  ‘쌍용차는 2017년 상반기 해고자복직 약속을 지켜라’, ‘사내노조는 해고자 복직에 적극 나서라’ 는 문구가 담긴 거리현수막이 게첨되고 있다.
 
 인디언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고 한다. 어쩌면 기우제 때문에 비가 오는 것이 아닌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시민사회진영과 해고자들도 요구가 관철 될 때까지 ‘해고자 전원 복직’이라는 목소리를 높여 갈 것이다. 이는 시민사회의 양심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엄중한 약속이 지켜지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복직요구에 대한 계속되는 외면은 회사의 사회적 책임의식 결여와 사내노조의 조직이기주의, 그리고 과도한 사적인 이익추구로 비춰지고 있다. 쌍용차는 회사와 사내노조의 제역할 속에 해고자 복직을 이루고, 지역민과 국민의 사랑을 받는 명품 자동차 회사로 거듭나야한다.
 
 얼마 전 군산 GM 자동차 공장의 폐쇄가 남의 일로 느껴지지 않는다. 쌍용차 각 구성원들의 상생협력과 노력으로 당면한 갈등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한 단계 성숙하고 발전된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 전 지구적인 무한경쟁의 세상에서 해고자복직을 둘러싼 소모전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더 이상 상호간에 상처를 입어서도 안 된다.
 
 양보가 필요하면 양보를 해야 한다. 고통분담이 필요하면 서로 나누면서 협력해야 한다. 많지 않은 복직인원을 외면하면서 시간 끌기만을 할 것이 아니라, 한 단계 두 단계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서로 얼굴을 맞대고 미래를 설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람이 없는, 사람이 아름답지 못한, 사람이 우선이지 못한 회사에서 만든 자동차를 그 누가 믿고 탈 수 있겠는가. 적어도 해고자 그들은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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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쌍용차와 사내노조는 복직요구에 언제 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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