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서민호(본보 대표)
 
 
데스크칼럼.jpg
 최근 지역사회는 평택시 도일동에 들어설 예정인 ‘SRF(Solid Refuse Fuel·고형연료제품) 열병합발전소’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았으나, 다행스럽게도 지난 24일 서울 전기공사공제조합 회의실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 ‘제209차 전기위원회’에서 불허가 의결을 내렸다.
 
 고형연료 열병합발전소는 A산업이 오는 2019년 9월까지 도일동 일원 약 1만3,829㎡에 사업비 251억 원을 투입해 건설할 예정이었고, 생활폐기물과 폐합섬유류 등 고형폐기물을 태워 연간 4만1472㎿h의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를 건립할 계획이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 시민단체 등이 반대 입장과 함께 반대 집회를 갖는 등 크게 반발해 왔으며, 평택시도 열병합 발전소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취합한 후 의견서를 작성해 지난 11월 3일 산자부에 제출한 바 있다.
 
 그동안 평택을 비롯한 충남 홍성군과 예산군 경계에 조성된 내포신도시, 전남 나주, 강원 원주 등 전국의 많은 지자체에서 생활폐기물을 분리해 SRF로 만든 뒤 이를 활용해 발전사업을 하는 형태인 고형연료 열병합발전소 건립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은 커져만 왔다.
 
 물론 정부는 열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분산형전원으로 도심 근거리에 배치돼 송전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장점을 가진 열병합발전을 에너지전환 및 대기환경과 정책방향을 함께 하는 국정과제에 포함해 왔지만, 평택시민들이 열병합발전소에 크게 반발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2016년 기준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평택시의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시민들이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외에도 도심권 내에 소재하고 있는 노후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미세먼지로 인해 적지 않은 학부모들이 평택을 떠나 인근 지자체로 이사를 하는 방안까지도 고민하고 있을 정도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28일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일본·중국 연구팀과 공동으로 한국, 중국, 일본의 28개 도시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75㎍/㎥(우리나라의 경우 미세먼지 보통) 이상인 날이 지속될 때의 사망위험을 분석한 결과 놀랍게도 한국의 경우 0.48%로 나타났다.
 
 아울러 연구팀이 미세먼지 자체의 농도와는 별도로 보통(31∼80㎍/㎥) 이상의 미세먼지에 지속해서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추가 사망위험이 커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혀 많은 충격을 주고 있으며, 평택시민들이 산자부의 열병합발전소 불허가 의결을 환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지난 21일 평택시민들 스스로 평택도심의 노후산단과 미세먼지, 환경문제를 위한 ‘평택시민연대 준비모임’을 결성하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세교노후산단 아스콘 공장 폐쇄 및 인체유해공장 이전을 요구하는 1인 시위 및 피켓 시위를 시작했고, 향후 시민 서명운동을 병행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평택시에 미세먼지 측정소 추가설치, 미세먼지 상시 모니터링체계 구축 및 분석, 미세먼지용역 내실화, 건강조사용역에 세교산단 인근주민 포함, 환경취약계층에 공기청정기 추가설치 및 보호마스크 지급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렇듯이 시민들은 평택 열병합발전소의 건립만을 반대하는 것이 아닌 미세먼지로 인한 시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학부모들 스스로가 미세먼지 측정기를 구입해 평택시의 미세먼지를 매일 측정하면서 마스크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등 미세먼지로 인해 1년 3인 가족 기준 약 100여만 원이 넘는 자비를 들여 마스크를 구입하고 있으며, 세교노후산단 인근 평택여고, 세교중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학습권마저도 침해당하는 등 평택시의 미세먼지 피해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평택시 집행부와 시의회는 중국발 미세먼지 및 황사 탓만 하지 말고 평택항화력발전소, 현대제철소, 시멘트부두 및 양곡부두 미세먼지, 세교노후산단 악취,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한 미세먼지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오죽하면 시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환경문제해결을 위한 기구를 만들겠는가. 급격한 외형적 성장을 이뤄온 평택시는 이제 내적인 질적 성장이 절실한 시점이다. 다시 말하지만 평택시는 이러한 내적인 질적 성장의 최우선 시정 목표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과 환경에 두어야 할 것이다. “추운 겨울 날씨에도 길거리에서 많은 시민들은 숨을 쉴 수 없다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전체댓글 0

  • 0376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데스크칼럼] 평택 열병합발전소 불허가 의결을 환영하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