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서민호(본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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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진행되고 있는 덕동산 근린공원과 비전근린공원 간 연결 브리지(육교) 공사에 대해 인근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브리지 공사는 14억 원의 시 예산을 투입해 총연장 130.8m, 폭 3.5m, 높이 4.7m 규모의 브리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평택시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단절된 두 공원을 하나로 연결하여 보행편의성을 고려한 둘레길 확보와 공원이용 시민의 편익증진을 위해 이번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으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3차례의 주민설명회를 통해 공원 조성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또한 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교량을 이용하는 계단, 경관 디자인을 적용한 강관 거더형 교량과 경사로 설치, 이용의 안전과 경관을 고려한 강화유리 및 디자인 난간 설치, 미끄럼 방지를 위한 포장재, LED조명, 보조신호등을 적용한다고도 밝혔다.
 
 평택시의 설명을 크게 반박하고 싶지는 않지만 몇 가지 점이 아쉽다. 항상 그래왔지만 평택시 관내의 각종 개발사업에 앞서 진행되는 주민설명회는 형식에 그치고 있으며, 그저 주민 의견 수렴을 했다는 면피를 위한 형식적인 행위로 전락해버린 것은 아닌지. 3회의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고 하지만 도대체 누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으며 어떤 의견들이 오고갔는지 필자 역시도 묻고 싶다.
 
 이런 이유에서 인근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물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공원과 공원을 잇겠다는 평택시의 설명을 듣고도 육교 건립을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볼 대목이다.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지적이 틀리지 않았다.
 
 또한 인근 주민들과 시민들이 덕동근린공원과 비전근린공원을 이용할 시에 브리지보다는 근처에 있는 더 편리한 횡단보도를 이용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비전근린공원 입구에는 유료주차장까지 있는 현실에서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의 편익증진을 위해 브리지를 건설한다는 평택시의 설명은 좀처럼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전국의 각 지자체는 도시경관을 해치는 육교 철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근 지자체인 오산시의 경우에도 도시경관을 해치는 천일사거리 보도육교를 철거한다고 최근 밝혔고, 부산시의 경우에도 육교철거와 횡단보도 확대 설치 등 교통체계를 개선하고 있으며, 서울시의 경우에도 2000년 248개이던 육교가 지난해 말까지 162개로 대폭 줄었고 육교가 철거된 곳에는 대부분 횡단보도가 설치됐다.
 
 이외에도 전국의 많은 지자체에서는 보행자 중심의 시대흐름에 역행하면서 도시 흉물로 전락한 동시에 적지 않은 유지·보수비용으로 인해 지자체의 골칫거리인 육교 철거에 나서고 있다.
 
 평택시의 설명대로 공원과 공원을 잇는 인공적인 브리지가 필요한 것인지, 또 LED 조명을 부착해 야간에 불을 밝혀야만 공원의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공원 조성 사업인지 의아스럽다. 지난 2000년대 후반부터 도로 정책이 보행자 중심으로 개편하자는 움직임과 함께 평택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의 육교들은 이용률 저조 및 도시미관을 해치면서 제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으며, 오히려 시설물로 인해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면서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시대에 역행하는 브리지 사업을 진행하면서 시민과 주민, 시민사회단체의 반대 목소리를 외면하면서 고작 보도자료를 통해 시민과 주민들을 설득하려고 하는 평택시의 처사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덕동산 근린공원과 비전근린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외면하면서 브리지만을 이용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필자 역시 가끔 브리지가 들어설 덕동산 근린공원 인근 도로를 지나면서 느끼는 점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브리지 사업을 강행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시민들의 편의보다는 그저 육교 건설을 위한 건설사업이 필요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대목이다.
 
 앞으로 평택시는 시민 편의사업, 개발사업 이전에 형식적이고 요식적인 주민설명회에 그치지 말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경청해야 할 것이고, 이를 통해 시민 모두가 행복한 평택시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진정 주민을 위하고, 시민을 위하고, 평택을 위할 수 있는 좀 더 성숙한 행정이 펼쳐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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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덕동산-비전근린공원 브리지’ 누구 위한 공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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