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오은영(평택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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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과, 이와 유사한 청소년 문제들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를 두고, 아무리 미성년자이지만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는 쪽과 선도가 우선이라는 쪽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듯하다.
 
 우리 사회가 날이 갈수록 각박해 져가고 있는 시점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음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에 대한 해법 중 하나를 음악교육의 강화와 생활 속의 음악 활동에서 찾자는 제안을 하려한다.
 
 K-pop을 앞세운 아이돌 중심의 대중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의 흥행으로 많은 청소년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꿈을 가수로 정하고 그길로 가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많은 음악프로그램들은 성장기 어린이들과 청소년기에 있는 중고등학생들에게 끊임없는 신곡들을 반복적으로 들려주면서 이 음악들을 외우게 만든다.
 
 성장기 어린이들도 아이돌가수의 노래를 부를지언정 이제 더 이상 동요를 부르지 않는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학교교육에서의 음악시간은 별로 즐겁지 않은 시간으로 인식되었고, 입시위주의 과목을 우선시 하는 와중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21세기 세계 팝음악사에 정점을 찍은 그룹 ‘비틀즈’를 배출한 영국을 비롯한 유럽은 어릴 때부터 합창 등의 생활 속에서 음악 활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이 되어있다.
 
 지금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킹즈 싱어즈나 스윙글 싱어즈같은 아카펠라그룹은 합창을 중시하던 영국의 풍토에서 자라날 수 있었던 자연스러운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영국뿐만이 아니라 서양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주말이나 방과 후 음악활동이 학교 교육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보다는 자유롭게 음악활동을 즐기는 분위기이다. 사람들이 모이면 듀엣이나 중창, 그리고 반주가 필요 없어도 얼마든지 노래할 수 있는 아카펠라 등을 즐기면서 모임의 분위기를 돋운다.
 
 동네 마다 있는 교회나 방과 후 활동, 아카펠라 동아리 등의 활동은 어릴 때부터 음악의 기초인 화음을 자연스럽게 듣고 서서히 배우게 되지만, 그 누구도 잘하라고 다그치지 않는다.
 
 헝가리의 코다이라는 유명한 음악학자도 어린이들에게 있어서의 합창교육을 악기의 조기교육보다 특히 강조하였다. 음악의 기초는 잘 듣는데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언어와 유사한 점이 있는데 잘 들어야 잘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십여 년 전 영국의 교육부 장관은 초등학교 수업 시작 전에 모든 학교가 매일 10~20분씩이라도 합창을 하고 하루수업을 시작하도록 제안한 적이 있다. 이러한 외국의 사례들은 음악을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는 음악의 교육적 측면보다는 어린이들의 정서발달에 기여하는 음악의 정서적 측면을 더 중시해서 나온 정책이라 여겨진다.
 
 우리사회는 화를 직접적으로, 즉각적으로 표출하는 경향이 있다. 음악은 그러한 성향을 어느 정도 완화시켜줄 수 있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것을 느끼는데 이는 음악의 정서순화의 기능이다.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화음을 맞추는 음악활동은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어가면서 좋은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내 목소리만 크게 내는 솔로음악과는 달리 앙상블(중창, 합창, 합주 등 같이 하는 연주)은 남에 대한 배려심이 있어야 가능한 좋은 화음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앙상블이란 말 자체가 조화를 가리키는 단어이다. 이 얼마나 우리사회에 필요한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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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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