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이건일(도서출판 모든사람 대표/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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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 있는 사회복지사들이 때로 듣는 말이 있다면 바로 ‘정치적 중립’이다. 오랜 기간 복지시설에 근무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복지현장은 ‘정치’라는 말을 상당히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정치의 현실에서는 ‘실제’와 ‘적용’이 다르다. 정치의 사전적 의미는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이다. 정치라는 것 자체가 우리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것이고, 다양한 이해를 조정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라는 말에 ‘적’이라는 접미사가 붙으면서 부정적인 의미가 생겨버린다. 정치가 공적인 범위를 넘어 사적인 이해관계에 적용되는 것처럼 그 의미가 바뀐다.
 
  우리가 흔히 “정치적으로 행동하거나 이용하지 마라!”라는 말을 듣는다. 이 말의 의미는 현 상황을 부정적으로 이용하거나 사적 이해관계에 활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정치적’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다른 적용이 필요하다. ‘정치적’이라는 것은 좋은 말이다. ‘정치’가 좋은 단어이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라고 말했다. 인간은 인간이라는 공동체의 행복한 삶을 위해 개입 하거나 결정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렇듯 정치는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를 잃어버린다면 인간다운 삶에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사회복지는 바로 정치를 통해서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가는 실천이다. 그렇기에 정치활동은 사회복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현장에 들어서는 순간 정치적이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도와주는 당사자들의 행복을 위하는 길이다. 최근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는 사회복지사들의 정치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정치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있다. 정치가 사회복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알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에게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이라는 것은 선거 당시의 특정후보를 지지하여 ‘특정한 일부’와 ‘사적 이익’을 취하는 것을 방지하는 개념으로 정리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전체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지 일부를 위해 실천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적 중립’이라는 말이 ‘정치적이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정치적 존재이기에 늘 정치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 사회복지사들은 복지국가를 꿈꾼다. 사회복지사가 되기로 했다면 복지를 위한 정치에 입문한 것이고, 이것은 일부가 아닌 전체 국민의 행복을 가져다주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의미한다. 정치의 삼각형이라는 말이 있다. 삼각형의 각 꼭지점에는 생각, 세력, 정책이 자리한다.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세력이 된다. 세력이 늘어나 그들의 생각을 요구하는 것이 바로 정책이 된다. 이렇듯 모두를 위한 복지정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복지정책은 쉽게 만들어진다. 사회복지사의 정치적 역할은 모두가 복지를 생각하게 하는 일이다. 좋은 복지정책이 많이 만들어지면 그것이 바로 ‘복지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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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일의 복지탐구] 사회복지와 정치참여의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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