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고태영(한국전기안전공사 평택안성지사장)
 
 
기고 한전.jpg 우리는 여름에는 덥다고, 겨울에는 춥다고 전기를 끌어다 쓴다. 많이 쓰는 만큼, 공교롭게도 두 계절이 일 년 중 전기화재가 제일 잦다. 여름철에는 주로 냉방기와 관련한 과부하가 주요 전기화재 원인으로 꼽힌다. 겨울에는 전열 기구 사용과 그에 따른 부주의가 사고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가 내놓은 2015년 전기재해 분석 자료를 보면, 전기화재는 1월에만 780건이 발생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위가 시작하는 7월에도 741건을 기록하는 등 계절별로 봤을 때 여름과 겨울에 전기화재가 몰려 있다. 전기화재는 감소 추세임에도 불구하도 지난해 2015년 한해에만 전기화재로 인해 253명이 숨지고 1,837명이 다쳤다. 재산피해는 4,331억6,500만원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121.7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5.7명이 죽거나 다치며 11.9억 원의 재산손해를 입는 셈이다.
 
 안타까운 것은 2015년 한해에 일어난 전기화재의 원인을 분석해보니 부주의에 의한 것이 무려 52.9%나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전기적요인(17.5%)이나 기계적인 요인(10.2%)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실제로 겨울이면 많이 찾는 전열 기구는 주로 열을 발생시키는 히터로 구성되어 많은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쉽게 열이 발생한다. 2015년도 전기화재 중 배선이나 배선기구에서 발생한 화재가 전체 화재의 21.3%를 차지한 점도 주목할 일이다. 별생각 없이 문어발처럼 콘센트 하나에 여러 개의 전열 기구를 연결해 쓴다거나 그와 비슷한 행동을 한다면 화재는 피할 길이 없다. 꼭 실내가 아니더라도 공장, 축사, 창고 등에서 전기를 사용할 때도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3년간 축사에서 총 1,390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그 중 전기화재는 660건, 47.5%에 달한다. 심지어 일부 농가에서는 누전되었을 경우 자동차단기능이 있는 누전차단기 대신 배선용 차단기나 배선 허용전류보다 큰 용량의 차단기를 임의로 설치해 쓰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금 귀찮고, 괜찮겠지’라는 마음이 사고를 부른 셈이다.
 
 사고를 막는 방법은 사고를 내지 않을 방법을 찾는데서 시작한다. 전기화재로 생긴 불이 옮겨 붙는 첫 번째 물건은 다름 아닌 전기·전자제품(74.1%)이다. 플라스틱이나 비닐, 스티로폼, 종이, 목재, 건초에도 불이 옮겨 붙지만, 이런 경우는 전선 피복에 불이 붙는 것에 비하면 미미한 경우다. 즉, 전기화재를 예방하고 싶다면 한 번 더 케이블이나 콘센트 등을 살펴보고 이상이 없나 돌아보는 일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춥다. 겨울이다. 무언가 활동적으로 움직이기에 번거롭고 귀찮은 계절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서,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거창한 목표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번쯤 귀찮음을 떨쳐내고 주변 전기안전을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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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겨울철 전기안전, 한 번 더 돌아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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