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0(토)
 
윤승만(평택시 다문화사랑봉사회 대표)
 
 
윤승만 칼럼.JPG 어느 노인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매일 노인들을 만나는데, 첫 번째로 만나는 노인들은 “이렇게 살다가 그냥 죽지 뭐!”라고 말한다. 이러한 노인들은 삶에 대해 체념하고 순응하지만 고지식하여 변화를 싫어하는 보수적인 늙은이들로 분류될 수도 있다.
 
 두 번째로 만나는 노인들은 “나는 무엇이든지 잘할 수 있다”, “열심히 노력해서 살면 안 되는 것이 없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말을 하는 노인들은 경제적인 여유는 물론 자신감에 찬 성공한(?) 노인으로 자녀와 사회에 의존하지 않는 노인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
 
 세 번째로 만나는 노인은 우리사회의 공동체적 삶에 관심을 갖고 이웃과 함께 더불어 행복을 추구하고, 더 나아가 후배들 까지 돌보는 선배와 같은 노인들로 분류될 것이다.
 
 필자도 몇 해 전부터 고령자로 분류되는 노인의 반열(?)에 든 사람으로서 이 세 부류 가운데 어느 부류에 속하는지, 변화하는 사회에서 노인들이 어떤 모습으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현재 7% 이상을 고령화사회, 14% 이상을 고령사회, 20% 이상을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13%에 달하고 있어 고령사회로 분류되고 있다. 이웃나라인 일본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27%인 초고령사회로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로 분류하고 있다.
 
 고령자가 주도하고 있는 일본 사회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들여다 볼 때 주목해야 하는 세대가 있다. ‘노인대국’ 일본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이들은 1945년 태평양전쟁 직후 1947~49년에 태어난 전후세대 679만 명으로, 이들은 하이틴패션, 패스트푸드 등 새 유행과 문화로 시장을 창출하면서 일본의 질적 변화를 주도해 왔으며, 이들 세대는 지난해부터 65세 이상이 되면서 고령자 세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 전후세대들은 기존 세대와 다르게 건강, 돈, 지식 등 3박자를 겸비한 ‘뉴실버’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의 첫 번째 키워드는 ‘평생현역’이다. 은퇴 후에도 단순히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관광 안내 등 재능을 재활용하는 부분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이들이 대량 퇴직하면서 삶의 터전이 직장에서 지역으로 옮겨가는 ‘지역 데뷰’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일본의 자치단체들은 지역으로 회귀하는 이들을 관리해야 할 귀찮은 존재가 아니라 지역사회를 활성화 시키는 일꾼으로 대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뉴실버’ 세대는 건강프로그램, 취미 동호회, 자원봉사, 재능기부 등 ‘지역 데뷰’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지역사회 일터를 매칭하는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일례로 일본의 어느 자치단체에서는 소비하는 노인가정을 유치하는 전략을 시책으로 추진하는 사례를 필자는 접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자의 입학선물, 졸업여행 상품의 주요 소비자로 떠오르면서 ‘손자 비즈니스’라는 시장도 생기고, 이와 함께 놀이공원, 테마파크, 신상품 안내장도 부모보다 조부모를 대상으로 만들어질 정도라고 한다.
 
 우리 사회는 100세 시대를 증명하듯 고령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복지예산을 증액하고, 복지 인프라를 확장하겠다는 방침만으로는 100세 시대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고 많은 이들이 지적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능력 있는 ‘젊은 노인’들을 중심으로 그간 쌓아온 업무 노하우, 인생의 다양한 경험, 깊은 지혜를 통해 젊은 세대와 상생을 이루면서 동행해야 할 것이며, 새로운 고령문화를 만드는 길에 첫 걸음을 내딛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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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만 칼럼] ‘젊은 노인’ 중심으로 새로운 고령문화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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