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이건일(평택남부노인복지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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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 속에 살아가는 사람에겐 사회적 역할이 있다. 그 사회적 역할은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사회적 역할이 사라져 버린 사람을 잉여인간이라 칭하기도 한다. 쓸모를 다했다는 의미다. 사회적 역할을 잃어버리면 관계가 파괴된다. 노인의 ‘4중 하나를 무위(無爲)’라고 보는 이유도 역할 상실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중요한 문제이며, 이를 잃었을 때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려준다.
 
 무위를 없애고 사회적 역할을 부여하는 방법을 부여하는 것이 노인복지에서 생각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정책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정책에도 철학이 있고, 그 정책을 만드는 것도 결국 사람의 철학이다. 철학을 만들어 내는 것은 정명(正名)’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이라는 단어를 정명해보자. 사람은 무엇인가? 모든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것은 다르다.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서 혹은 직업에 따라서 달리 정명 할 수 있다. 의사는 사람에 대한 기준이 바로 건강이다. 건강해야지 비로소 진정한 의미에서 사람이라고 정명한다. 교사의 경우 사람은 배워야 하는 존재. 배우지 못할 때 불완전한 사람으로 여길 수 있다. 언론인은 어떨까? 언론인에게 사람은 독자이다. 기사를 읽어주고 반응해주는 존재여야 한다. 기사에 반응이 없는 존재는 불완전한 존재로 본다.
 
 사회복지사인 필자는 사람을 자기 스스로 선택하고 싶어 하는 존재’, ‘함께 살고 싶어 하는 존재로 정명한다. 이것은 사회복지사인 내가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이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살고 싶어 한다. 그리고 더불어 살고 싶어 한다. 그러면 노인은 어떤가? 비록 몸은 늙었지만 자신의 선택에 따른 인생을 살고 싶어 하고, 더불어 살고 싶어 하는 존재다. 우리가 사회복지를 하는 이유가 바로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사회복지 정책을 만들 때 그러한 정책이 진정 당사자가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살게 하는지, 함께 더불어 사는 것에 맞는 지를 살펴야한다. 독거노인에게 도시락 반찬을 배달하더라도 그것이 당사자가 원하는 방식인지, 그로 인해 이웃과의 관계는 괜찮은 건지를 고민하는 것이 바로 사회복지사이다. 무위해결을 위해 만들어질 정책들도 모두 사람사람됨을 잃어버리지 않게 만들어져야한다.
 
 우리는 사회구성원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그 최선이 맞는 최선인지 성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정명이다. 사회복지를 하는 사람이라면, ‘사회는 무엇이고 복지는 무엇인지, 정치인에게는 국민은 무엇이고, ‘국가는 무엇인지, 의사에게는 병원은 무엇이며 치료는 무엇인지? 지금 이글을 읽고 있는 독자가 평택을 위해 일하고 있다면, ‘평택은 무엇이고, ‘시민은 무엇인지, 정명을 해보자! 그리고 관계되어 있는 단어들을 하나씩 정명해 나가보자.
 
 비록 흔들릴 수 는 있으나 옳은 방향으로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게 성찰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것이 스스로의 철학이 된다. 철학이 있는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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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명(正名)을 통한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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