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시가 있는 풍경.jpg

권혁재 시인


물비늘 발자국 끊어진

하얀 고래등 너머로

유언도 하지 못한 채

해풍에 흔들리는

백골들의 무덤


한 소설가가 바다만 바라보다

바람이 되었지

한 시인이 바닷바람만 맞다

세모래가 되었지


피들러 꽃게들의 대문에

새벽달빛이 고압전류처럼 흘러들면

귀천하지 못한 애기별들이

천 년의 꿈을 쪼개어 흩뿌리는

정수의 파편들


소설가는 사구 위에서

아무 것도 찾지 못했네

시인도 사구 위에서

아무 것도 찾지 못했네

잘 마른 미이라의 웃음소리만

사구로 기어오를 뿐.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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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신두리 사구를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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