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시인
낮과 밤으로 꽃이 바뀌었다
바람에 따라 낮과 밤이
바뀌기도 하였다
보름밤이면 산사람들이
선요원을 좇아다니며 탄약고를 털었고,
정오가 되면 죽창에 찔린 사람들이
우마차에 실려 다랑쉬로 가다가
엉겅퀴가시에 허벅지를 긁히기도 하였다
산사람들이 산으로 가고
죽은 사람들이 해안가를 떠다니는 것을
숨죽여 훔쳐 본 며칠 째,
버려진 시신에서 떨어진 살갗이
제문으로 날려 와 발밑에 쌓였다
휑한 머리에 갈옷빛 상관을 쓰고
정신없는 초상집의 상주가 되어
맞절로 맞아주는 동백꽃.
바람에 따라 낮과 밤이
바뀌기도 하였다
보름밤이면 산사람들이
선요원을 좇아다니며 탄약고를 털었고,
정오가 되면 죽창에 찔린 사람들이
우마차에 실려 다랑쉬로 가다가
엉겅퀴가시에 허벅지를 긁히기도 하였다
산사람들이 산으로 가고
죽은 사람들이 해안가를 떠다니는 것을
숨죽여 훔쳐 본 며칠 째,
버려진 시신에서 떨어진 살갗이
제문으로 날려 와 발밑에 쌓였다
휑한 머리에 갈옷빛 상관을 쓰고
정신없는 초상집의 상주가 되어
맞절로 맞아주는 동백꽃.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