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시가 있는 풍경.jpg
 
권혁재 시인
 
 
언젠가 한번쯤 들어본 흐느낌 같은
이 떨림은 어디서 오는 걸까
 
당신과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서
처음 들었던 푸른 울음
 
발끝으로 힘이 잔뜩 쏠리게
활주로를 질주하는 비행기의 몸부림인 듯
모든 끝자락들이 바들, 바들거리는
이 떨림은 어디서 오는 걸까
 
몰래 숨어 들은 그늘아래서
나무를 올려다보면
풍욕을 즐기던 당신이
하늘로 돌아가는 선녀처럼
깃털 옷을 걸치고 서 있다
 
물고기의 비늘 같은 이파리가
길 잃은 바람에 들썩거릴 때마다
매미가 빠져나간 빈자리를 채우는
거대한 짐승의 지친 울음소리
 
푸른 깃털 사이에서
오래전 울었던 당신의 울음이
곱게 늙은 낙엽으로 쏟아지는
이 떨림은 어디서 오는 걸까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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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나무의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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