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시인
너희의 고향은 이제 평택평야가 아니다
새 봄이 와도 너희는 뿌리도 뻗지 못한 채
호적에서 말소를 해야 하느니라
너희의 고향은 아메리카하고도
라스베가스, 허리우드 거기 어디쯤 Hey란다
새 봄이 와도 너희는 뿌리도 뻗지 못한 채
호적에서 말소를 해야 하느니라
너희의 고향은 아메리카하고도
라스베가스, 허리우드 거기 어디쯤 Hey란다
너희의 고향은 더 이상 평택들판이 아니다
관제탑 서치라이트에 밤잠을 설친 독새풀들이
벼의 모가지를 칭칭 감아 질식시키면
너희는 은장도를 만지작거리는 각오로
사망신고를 해야 하느니라
관제탑 서치라이트에 밤잠을 설친 독새풀들이
벼의 모가지를 칭칭 감아 질식시키면
너희는 은장도를 만지작거리는 각오로
사망신고를 해야 하느니라
내 땅이면서 벼패기를 하지 못하는
내 근본은 이제 미군기지 험프리스
빠다, 초콜릿, 햄버거가 피처럼 섞여
Hey들이 Hey로 hey hey거리는,
내 근본은 이제 미군기지 험프리스
빠다, 초콜릿, 햄버거가 피처럼 섞여
Hey들이 Hey로 hey hey거리는,
벼의 그루터기들이 서로의 몸을 비벼대는
빈 들판
집에서 쫓겨난 아이의 시린 발 위로
치누크 프로펠러 굉음이 척척 쌓인다.
빈 들판
집에서 쫓겨난 아이의 시린 발 위로
치누크 프로펠러 굉음이 척척 쌓인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