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시가 있는 풍경.jpg
 
권혁재 시인
 
 
너희의 고향은 이제 평택평야가 아니다
새 봄이 와도 너희는 뿌리도 뻗지 못한 채
호적에서 말소를 해야 하느니라
너희의 고향은 아메리카하고도
라스베가스, 허리우드 거기 어디쯤 Hey란다
 
너희의 고향은 더 이상 평택들판이 아니다
관제탑 서치라이트에 밤잠을 설친 독새풀들이
벼의 모가지를 칭칭 감아 질식시키면
너희는 은장도를 만지작거리는 각오로
사망신고를 해야 하느니라
 
내 땅이면서 벼패기를 하지 못하는
내 근본은 이제 미군기지 험프리스
빠다, 초콜릿, 햄버거가 피처럼 섞여
Hey들이 Hey로 hey hey거리는,
 
벼의 그루터기들이 서로의 몸을 비벼대는
빈 들판
집에서 쫓겨난 아이의 시린 발 위로
치누크 프로펠러 굉음이 척척 쌓인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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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평택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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