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30(토)
 
조하식(한광고 교사, 수필가·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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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도는 목사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사실 그 자체가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이지요. 그때의 위치는 교사가 아닌 학생인 셈입니다. 기실 누구라도 배우는 위치에만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 각자가 맡은 바에 따라 유능한 강사가 되기 위해서는 수시로 배우기를 힘써야 합니다. 특히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만큼은 남들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10년간 1만 시간의 내공을 쌓았다면 전문가가 되라는 주문이지요.
 
 교인이 지닌 값진 자산은 복음입니다. 영혼을 살리는 복음만큼 세간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대응할 진리는 없기 때문이지요. 구원의 원리를 올바로 깨달으면 나머지는 거의 반사적으로 바로잡힙니다. 사람이 자꾸 엉뚱해지는 까닭도 따지고 들면 복음의 진수를 미처 깨닫지 못한 연고니까요. 복음 없이 멋대로 살아가는 인생을 보면 조마조마하기 짝이 없습니다. 앞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채 운전대를 잡고 내달리는 상태와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요즘 들어 사무치게 깨우친 사실이 있습니다. 세인들이 교인들을 향해 바라는 기대치를 알아차린 참입니다. 그 잣대가 그리 높은 줄을 미처 몰랐습니다. 내용인즉슨 어차피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신들이야 대충 살더라도, 예수님을 믿는 너희들만은 세상의 귀감이 되어야 옳지 않느냐는 바람입니다. 생각할수록 놀랍고 신비한 일이지요. 진실로 복음의 진리 안에 그만한 가치가 없고서야 상상할 수 없는 지향점입니다.
 
 이 현상을 생명의 본질에 비춰보면 비록 스스로 믿지는 못할지라도 영생의 원리만은 오롯이 인정한다는 결론입니다. 돈과 영혼을 노리는 무당이나 사이비 교주처럼 거짓말로 사람을 현혹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깊이 시인한다는 말이지요. 물론 기독교세계관으로 꿰뚫어본다면 마음속에 하나님을 두기 싫어하는 자들마저 전능자로 채우지 않으면 안 되는 절대공간의 존재를 충분히 감지하며 산다는 논리입니다.
 
 가장이란 위치만 해도 그렇습니다. 최소한 1인 3역입니다. 남편과 아버지와 직장인의 역할은 제 일상이니까요. 집안에서 일거수일투족을 연출하는 배역이 주어진 터입니다. 자칫 한 가정의 어른으로서 올곧지 않은 언행이 있다면 금세 전면에 노출되고 말지요. 얼마큼 민주적인 가정이라면 점잖게 문제점을 지적할 테고, 언로가 확 트여있는 가정이라면 당장 고치거나 그때마다 개선을 약속해야겠지요.
 
 세인들이 인식하는 눈초리가 이렇다면 다시금 옷깃을 여미고 스승과 성도의 마음가짐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매사를 원리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명쾌하게 처리하는 건 기본이고, 성심성의껏 이웃에게 신실한 모습으로 덕을 쌓아야하니까요. 퍽 부담스럽겠지만 한결같은 태도로 사람을 섬기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권면입니다. 그 삶의 한복판에 목하 우리 교사와 교인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결국 복음을 아는 선생이야말로 세상의 빛이요 소금입니다. 주님의 자녀가 후대를 지도하는 일이야말로 지상최대의 사역이지요. 어디서든 자신의 얼굴부터 내세우라는 자리가 아닙니다. 당연한 임무를 통해 칭송을 원하면 오히려 원망이 돌아옵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실족의 앞잡이라는 사실을 직시하라는 경고입니다. 자신에게 넘치는 장기(長技)가 있다면 그 은사를 십분 활용하여 나눠주라는 게 주님의 명령이니까요.
 
 모든 지혜를 주신 분은 나를 손수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이십니다. 나란 존재는 어디까지나 주님의 선한 목적으로 쓰이는 도구에 불과하지요. 그렇게 고백하고 통회하며 날마다 엎드려 간구할 때 그 분께서 기뻐하십니다. 참 평안을 얻지 못하고 사는 이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필자가 외치는 소리에 애써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다들 합력하여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신호등이 되어 달라는 요구입니다. 삶이 곧 인격입니다.
 

■ 프로필
 
국어를 가르치는 문인(수필가: 한맥문학 천료, 시조시인&시인: 창조문학 천료), 교사로서 신앙산문집, 수필집, 시조집, 시편집, 기행집 등의 문집을 펴냄.
-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blog.naver.com/johash
- <평택자치신문> “세상사는 이야기” 10년째 연재 중
 
※ 다음호(527호)에는 ‘교직생활을 돌아보며 - 허허벌판에 서다’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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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교사와 교인을 보는 눈 ‘영혼을 살리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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