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한반도 생물다양성 분포 변화 감시·예측 지표로 활용
 
평균기온 3℃ 상승하면 식생태 북쪽으로 약 500km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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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제(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소장)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야생생물’, ‘생태계교란야생생물’이란 단어가 채 익숙하기도 전에 2010년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멸종위기생물 혹은 생태계교란생물과는 다소 그 성격이 다른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을 선정·발표함으로써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이란 익숙지 않은 환경용어가 방송을 타게 되었다.
 
 기후변화가 한반도 생물종 분포에 미치는 영향과 취약성에 대한 효율적인 감시 및 예측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선정·발표한 생물종에는 척추동물 18종, 무척추동물 28종, 식물 44종, 균류 및 해조류 10종 등 모두 100종인데, 이 자생 생물종은 기후 온난화에 의해 서식지를 북쪽으로 넓혀가거나 혹은 한반도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더 나아가 지구상에서 멸종이 우려되는 대표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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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온난화로 북쪽으로 옮겨갈 ‘남방폭탄먼지벌레’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우리나라 자생생물 33,253종 중 객관성과 대표성을 고려하여 지정한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은 한반도 생물다양성 분포 변화를 효과적으로 감시·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됨은 물론이고, 지역별 생물자원 및 생물다양성의 기후변화 적응 능력을 제고함으로써 우리나라 토착 자생생물자원의 보전 및 관리의 중요한 토대로서 활용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 지구온난화가 문제시 되면서 거론된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을 좀 쉽게 접근하기 위해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 중 우리지역에 서식하면서 21종에 해당되는 곤충을 통해 접근해 보면, 조금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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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로 멸종이 예상되는 ‘어리대모꽃등에’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에 속한 21종의 곤충 중에서 날개띠좀잠자리, 넓적송장벌레, 남방푹탄먼지벌레, 어리대모꽃등에, 암끝검은표범나비 등은 우리고장 전역에서도 어렵지 않게 관찰·기록되고 있는 종이기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이들 생물종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면 기후 온난화에 따른 변화 정도를 예측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후변화에 민감한 곤충 21종 중 딱정벌레과에 속한 남방폭탄먼지벌레가 있다. 낮에는 돌이나 흙 속에 숨었다가 밤에 나타나 벌레를 잡아먹는 토양곤충으로 평택지역처럼 택지는 물론이고 산업단지 건설이 한창인 나대지 풀밭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채집이 어렵지 않은 곤충이다. 이들은 남부지방에 주로 서식하고 있었던 종이다. 이미 기후변화로 인하여 우리고장까지 서식지를 넓혔지만 지구온난화가 가속화 된다면 이로 인하여 더욱 북상할 것으로 예측되며, 농업생태계 기후변화 지표생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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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온의 변화로 텃새화 과정을 밟고 있는 ‘쇠백로’
 
  인공수분이란 과수나 원예식물의 열매를 잘 맺게 할 수 있도록 인공적으로 수분을 시키는 일로, 과수의 수분은 보통 꿀벌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벌이나 나비 외에도 수분 역할을 제대로 하는 곤충은 더 있다. 딱정벌레 중에서 꽃무지, 꽃하늘소 등도 꽃에 모이지만, 벌보다 종수가 많은 파리목의 꽃등에류 또한 꽃에 모여 꿀을 먹기 때문에 수분곤충에 이용될 수 있다. 어리대모꽃등에는 꽃의 즙을 즐겨 먹기에 꽃이 있는 곳에서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곤충이기도 하다. 그런데 꽃등에과에 속한 이 곤충은 북방계 곤충으로 현재 전라남도까지 출현하고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점차 북상함에 따라 오래지 않아 한반도에서 사라질 수 있기에 이 또한 주변에서 관찰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곤충에 속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덩어리는 브레이크 없는 열차처럼 어떠한 희망도 없는 상태에서 계속 변화의 가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자연적인 원인보다는 인간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화석연료의 사용과 이산화탄소의 증가 그리고 도시화와 산업화의 연장선상에서 가해지는 숲을 포함한 자연의 파괴 등으로 이제껏 전례가 없는 상황을 맞게 되면서 인간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다면 앞으로 상당수의 생물종이 멸망에 이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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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온 변화로 산란시기 변화가 예상되는 ‘북방산개구리’
 
 최근 기후변화를 감시하는 다양한 방법 중 기후변화에 민감한 지표생물을 선정하고 이들의 생물학적 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것이 있다. 이 때 지표생물은 서식지의 환경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생물종으로 선정하게 되는데, 이들의 생물학적 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게 됨에 따라 다양한 생태계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얻게 되는 것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에서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을 선정하여 기후변화를 감시하거나 국립농업과학원에서 서식지의 환경상태를 잘 나타내는 ‘농업생태계 기후변화 지표생물’을 통해 기후변화를 감시하고 예측 방법을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은 분명하게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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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 지표 곤충에 속한 ‘날개띠좀잠자리’     
 
 그렇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근본 원인을 줄여나가는 것이 일의 순서인데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구분되는 인류가 예측되어지는 결과를 너무도 선명하게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기후변화를 가져오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고 이로 인한 결과를 감시하고 예측하고자 하는 정도에서 그친다면 다음세대에게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결과 100년 후 평균기온이 현재보다 약 3℃ 상승한다면 현재의 식생태는 북쪽으로 약 500km 또는 현재의 표고보다 500m 높은 고산지대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한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물과 자연환경 간의 밀접한 관계는 물론이고 환경변화의 심각성을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쉽지 않을지라도 나보다는 전체를 바라보고 큰 목표보다는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함으로써 더불어 살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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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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