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조하식(한광고 교사, 수필가·시조시인)
 
증명사진.jpg
 다섯째, 이른바 영재들을 따로 교육하는 제도적 완비를 요구한다. 지금의 특목고 존속을 염두에 두고 하는 제언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문제는 취지에 걸맞은 충실한 경영이다. 그야말로 경향각지에서 선발된 수재들이 이 나라의 동량지재(棟樑之材)로 커나가는 대폭적인 투자가 절실하다. 세계를 아우르고 일류를 지향하는 내용으로, 명실 공히 국가와 겨레를 위해 봉사하는 인재들을 길러 내는 혜안과 안목이 필요한 때다.
 
 여섯째, 사학 중 여력이 있는 고등학교의 적극적인 지원과 육성책이 필요하다. 뜻있는 독지가의 육영사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정책도 하나의 방편이다. 자립형 사립고를 키우고 특색 있는 대안학교를 허용해야 한다. 더 이상 미인가 대안학교의 난립을 방치하거나 수수방관해서는 곤란하다. 그들의 부모 역시 엄연한 국민이요, 그 자녀는 대한민국의 청소년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건실한 사학육성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간절하다. 잘못된 운영이 있다면 신속하게 바로잡아야 하고, 잘해 나가는 곳은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중요하다. 사학 설립자 중에는 오로지 2세 교육에만 헌신하는 사표가 될 만한 사람들이 많다. 이들을 골라 힘을 실어주는 국가적인 시책이 긴요한 시점이다.
 
 끝으로, 위에 열거한 항목들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주체들이 힘차게 일어서야 한다. 먼저 이 땅의 교육자들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부단한 연찬을 통해 자신을 계발하고, 학부모는 교사를 도와 날로 좋아지는 학교 여건 만들기에 동참해야 한다. 학교를 사랑하는 시민운동단체는 케케묵은 각종 비리를 캐내는 한편으로, 널리 귀감이 될 만한 사례를 속속들이 발굴해 공유함으로써 하나하나 실천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 종전처럼 일부 잘못된 사학과 극소수 교사의 몰염치한 행태를 섣불리 일반화하는 처사는 곤란하다. 그야말로 백년지대계인 교육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세상사는 이야기.jpg
 
 교육에 우리 모두의 소중한 미래가 달려있다. 따라서 소관부서인 교육부만의 관심사로 국한될 수 없다. 그러니 경제 부총리를 비롯한 다른 부처 또한 현행 교육제도에 관해 쓴 소리하지 말란 법은 없다. 도리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온갖 구설수를 감내하며 행한 일련의 지대한 관심 표명에 대해 선뜻 고마워할 일일지언정, 부당한 간섭이라고 지레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작금의 우리 사회야말로 서로 다른 견해마저도 겸허하게 수용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요구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중앙일간지에 실린 전 경제 부총리를 지낸 이의 고언에는 애써 귀담아 들을 만한 대목이 있었다. 가령 학교 선택의 자유 보장과 수월성 추구를 위한 제도적 완비는 장차 깊이 연구하고 함께 완성해가야 할 과제라고 보아 모두에게 공정한 법칙을 적용하되, 능력에 따라 차등적 대우를 받는 일이야 정작 본인들의 몫이 아니냐는 소리다. 물론 앞날을 걱정하는 충정이 지나쳐 월권으로 비쳐지는 감을 주어서는 곤란하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우리 모두는 정의로운 사안에 관한 한 한 마음 한 뜻이 되어야 한다. 누구나 자라나는 세대를 위한 교육개혁에 사심 없이 앞장선다면, 시들어 가는 학교 현장은 분명히 생기를 되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아울러 교육을 담당하는 당국자에 강력히 주문한다. 여태껏 드러난 문제의 무게를 걸머지고 당차게 대처해주기 바란다. 대한민국 교육의 사활을 걸고 고위급 관리들부터 발 벗고 나설 때라고 본다.
 
 어언 반세기 가까이 지난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회적으로 기능하기 시작한 고등학교 평준화의 길이, 실력의 하향화로 치달아서는 기대한 교육적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한국 교육의 미래를 마치 경기장 입장권을 구입하려는 방식으로 줄을 세울 수는 없는 것이다.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 교육을 통해 전 국민의 선진 의식과 교양 수준을 높여가는 데 저마다 이바지하는 길이 시대적 소명이라고 믿는다.
 

■ 프로필
 
국어를 가르치는 문인(수필가: 한맥문학 천료, 시조시인&시인: 창조문학 천료), 교사로서 신앙산문집, 수필집, 시조집, 시편집, 기행집 등의 문집을 펴냄.
- 블로그 -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blog.naver.com/johash
- <평택자치신문> “세상사는 이야기” 10년째 연재 중
 
※ 다음호(516호)에는 ‘여잔 여자여! - 할머니의 곰방대’가 이어집니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전체댓글 0

  • 36081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세상사는 이야기] 고등학교 평준화의 길목 ‘교육의 궁극적 목적’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