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3(화)
 
시가 있는 풍경.jpg
 
권혁재 시인
 
 
밀물이 들면서
키가 더 커 보이는 나무기둥들,
깃발을 하나씩 매달고 있다
하찮은 미풍에도
어림없는 빈틈 주지 말자고
일정한 방향으로 몸을 눕힌다
 
뻗어가지 못하는 물속의 뿌리
닿지 않는 바닥이
물그림자로 비쳐올 뿐,
 
길을 묻은 흔적들이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한 방향으로 흔들린다
 
물 위에서 서성거리던
근본을 모르는 깃대들
부표로 된 뿌리 하나씩 바다로 내리고
배들의 길을 만든다
 
비가 와도 지워지지 않는
배들의 좌표가 되는,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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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바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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