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0(토)
 
조하식(한광고 교사, 수필가·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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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왜들 이러는가? 지역개발도 필요하고 국제적인 행사 유치도 이해하지만, 난립한 국내업체도 모자라 돈 독(毒)이 잔뜩 오른 외국의 레저회사들까지 합세해 무차별 땅 매입에 열을 올린다면 한심한 노릇이 아닌가! 거의 모든 지자체들이 국제화를 지향하는 마당에 외국자본의 유입 자체는 자연스러운 시대적 흐름이라고는 하나, 무릇 지킬 만한 가치는 목숨을 걸고 지켜내는 결기가 못내 아쉬워 충고하는 말이다. 단언컨대 앞으로는 자연이 자산이 될 것이다. 제아무리 인공 지능이 위세를 떨친다 해도 그것이 곧 인간과 자연까지 대체할 수는 없다고 보는 까닭이다. 인위가 판을 칠수록 천연 그대로의 상태는 빛을 발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전국에서 여섯 번째로 크다는 ‘안면도(安眠島)’. 총 길이 120km에 이르는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14개의 피서지와 아름다운 솔숲으로 둘러싸인 고운 섬을 이토록 함부로 대한대서야 말이 되는가? 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했으면 응당 거기에 걸맞은 정책과 감시가 뒤따라야하거늘, 당국은 대체 무얼 하고 있었기에 지친 심신을 달래려 저 멀리서 달려온 손님들의 마음을 이토록 아프게 한단 말인가? 한때 끔찍한 원유 유출로 인해 아름다운 해안이 엉망이 된 때를 기억해야 한다. 그 뼈아픈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기지 않는다면 또 다시 비슷한 일을 당하지 말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야를 흐리는 교회당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종파는 제7일안식일교예수재림교(약칭 안식교)였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단에 속한다. 그 범주는 간단하다. 성경 66권 외 다른 말씀을 일점일획도 더하거나 빼면 그게 이단이다. 충남 일원에 왜 인식교가 타지역에 비해 많은지는 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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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리포해수욕장 <제공 = 태안군청> 
 
  해안가로 가는 길. 서해 바다를 품에 껴안은 채 국산 토종의 적송과 희귀한 해송이며 갖가지 꽃들까지 감상할 수 있어 더없이 포근한 섬. 게다가 맑은 바닷물을 끼고 다소곳이 앉아 쉴 수 있는 야영장이며, 식물도감에 버금가는 자연학습장으로 손색이 없다는 천리포에다, 보드라운 모래찜질로 안성맞춤이라는 만리포하며, 신비스런 기암괴석을 갖추고 객을 부르는 구멍바위 해수욕장 등의 명소들을, 이처럼 가까이에서 골고루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어디 또 있을까. 이런 천혜의 자원을 한꺼번에 두루 만나기조차 어려운 마당에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을 곁에 두고 즐기고 싶다면, 제발 이제라도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며 자자손손 그대로 물려주기를 마땅히 힘써야 하리라. 
 
  다시금 강조하거니와 자연은 생명이다. 자연을 지킬 때 지구의 생명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중한 일이거늘 어찌 필자 한 사람의 글월이나 외침으로 그 같은 막중한 소임을 다할 수 있겠는가? 두말할 나위 없이 우리 모두의 몫인 게다. 하지만 전 국민적 인식의 대전환이 없이는 요원한 푸념에 지나지 않는다. 모본은 있게 마련이다. 틈날 때마다 뉴질랜드나 일본을 벤치마킹하라는 제안이다. 물론 정책 입안자들에게 권면하는 터다. 어쩔 수 없이 뚫어야 하는 터널마저 그들은 최소한을 지향한다. 축소지향적인 사고로 전자업계를 선도했던 이웃나라의 지혜를 간파했기에 오늘의 삼성이 건재한 참이다. 단순히 우리 세대만 살고 끝장낼 하찮은 국토가 아니기에 공들여 덧붙이는 조언이다.
 
  그나저나 푸르른 솔숲에 물든 눈동자. 그렇다고 마냥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느긋이 감상하며 즐기기에는 하루해가 짧아서였다. 이윽고 해거름이 길게 드리워질 무렵, 통상적으로는 서산 ‘A-B지구’라고 일컫는 철새도래지를 구경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문제는 거기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간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나는 길눈도 어두운 편이다. 그때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한 일이었고, 지금도 딴에는 내비게이션의 존재를 무시하고 살아간다. 오류투성이인 이정표에 기대어 찾아가는 길이 피곤한 건 그래서다. 그에 더해 이왕지사 한 군데라도 더 보고 가자는 생각이지만 남은 시간마저 촉박하다. ‘그냥 대충 보고 말지 뭐’하는 성격이 아니기에 그나마 수필을 쓰고 책자를 펴내는지도 모른다.
 

■ 프로필
 
국어를 가르치는 문인(수필가: 한맥문학 천료, 시조시인&시인: 창조문학 천료), 교사로서 신앙산문집, 수필집, 시조집, 시편집, 기행집 등의 문집을 펴냄.
- 블로그 -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blog.naver.com/johash
- <평택자치신문> “세상사는 이야기” 10년째 연재 중
 
※ 다음호(513호)에는 해미읍성에서 안면도까지 ‘철지난 철새의 자취’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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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해미읍성에서 안면도까지 ‘해송을 키운 안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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