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20년 이상 ‘평택시 상징물 조례 제정’ 없이 방치

“새로운 도약 위해 상징물 관리에 시선 옮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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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제(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소장)
 
 2017년 2월 23일, 월간 평택문화의 “통합 평택시 20년…상징물 관리 손 놨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통합 평택시의 상징물 선정에 대한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1995년 평택군·송탄시·평택시가 하나의 ‘평택시’로 통합되면서 통합 평택시의 상징물 지정계획 수립과 함께 주민을 포함한 관계자를 통해 시의 꽃. 시의 나무, 시의 새 등 평택시의 상징물을 공모하게 되었고, 1996년~1997년 시정조정위원회의 개최와 시민의견조사 등을 통해 시 상징물 제정을 위한 절차를 밟아, 1998년 ‘상징물 및 시민헌장 제정 심의위원회’를 통해 시의 새는 ‘백로’, 시의 나무는 ‘소나무’, 시의 꽃은 ‘배꽃’으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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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시의 새(시조), 백로(중대백로)
 
 그리고 시는 한 달 뒤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평택시 상징물 조례 제정(안)’을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흐지부지 되면서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징물의 체계적인 관리와 활용방안 등을 규정한 ‘상징물 조례’가 제정되지 않은 채 도시브랜드와 이미지, 애향심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징물’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2개 군(郡)과 1개 시(市)가 하나의 통합시가 되면서 세계화와 지방시대의 조화로운 발전전략과 세계 속의 일류평택을 건설하기 위한 지역의 새로운 상징물을 필요로 하였고, 시민과 주변 관계자 집단의 도움을 받아 정한 상징물이 바로 백로(시조)와 배꽃(시화) 그리고 소나무(시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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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시의 꽃(시화), 배꽃
 
 그렇지만 지정 2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뒤돌아보았을 때 평택시의 상징물 지정 계획대로 “우리시의 역사성과 미래가 역동성을 이룰 수 있는 시민정서 구축과 우리시의 나아가야 할 지표를 의미하고 화합과 단결을 위한 구심점 마련, 아름답고 쾌적한 문화도시의 자긍심과 비전이 담긴 시 이미지 창출”이라는 면에서 시는 물론이고 시민을 대상으로도 크게 홍보되지 못했고, 시를 상징하는 브랜드로서의 역할에도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난 두 주에 걸쳐 본지의 생태칼럼 ‘평택의 자연’을 통해 ‘경기도 31개 시·군의 상징물 둘러보기’라는 제목의 기획 연재에서 경기도내 31개 시·군을 대표하는 여러 상징물 중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시의 꽃, 시의 나무, 시의 새를 중심으로 꼼꼼하게 정리해본 결과 지역을 상징해야 할 도내 지자체들의 각종 상징물 또한 나름의 특색이 없을 뿐 아니라 주변 상황과 함께 지역만의 고유한 자연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전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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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시의 새(시조), 백로(쇠백로)
 
 특히 다수의 지자체가 시를 대표하는 상징물 중 일부 생물종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는 등 부정적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어 지역 이미지에 어울리는 생물종을 상징물로 지정하기 위해 시조를 까치에서 원앙으로 혹은 비둘기에서 백로, 파랑새, 노랑부리백로 등으로 발 빠르게 변경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여느 지자체와는 별개로 군포시는 시승격 30주년을 맞아 도시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가치를 반영하는 새 상징물 찾기에 나서 ‘군포시 상징물 변경개발 연구용역’을 발주해 올해 말까지 CI(심볼 마크)와 BI(브랜드 이미지) 그리고 캐릭터를 만들어낸다는 계획이며, 다만 시흥시의 상징물에 있어서는 시흥만의 독창적 이미지 창출과 지역 정체성 확립을 목적으로 그동안 전국 지자체가 획일적으로 중복해 지정하고 있던 목련과 은행나무, 까치를 시를 상징하는 꽃과 나무, 새에서 폐지하고 지역 내에서 보존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시흥갯벌을 상징 생태계로 지정하는 등 상징물들을 변화된 여건과 지역특성에 맞게 변경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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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시의 나무(시목), 소나무
 
 그렇다면 인구 50만을 지난 4월에 돌파한 평택의 상징물은 어떠한지를 지금 이 시점에서 살펴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시정과 관련된 일에 순서가 있음을 기꺼이 염두에 둔다고 해도 20년 이상을 ‘평택시 상징물 조례 제정’ 없이 지금까지 방치했다면 단순히 무관심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시민들이 알지 못하는 무엇이 있었는지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우리 평택시의 경우, 시의 꽃. 시의 나무, 시의 새 등 평택시의 상징물로 배꽃과 소나무. 백로를 선정하여 시 홈페이지 등에 올려놓고는 있어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적으로 우리고장의 특성과는 다소의 거리감이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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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단민원 대상이 되고 있는 아파트 주변 백로서식지
 
 평택호물줄기를 따라 펼쳐지는 습지를 중심으로 백로류가 모여들었고 인근 마을숲을 번식지로 삼고 있지만 이어지는 산업단지와 택지개발 등으로 숲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며, 지역에 흔하던 배꽃도 이제는 예전처럼 보기가 쉽지 않게 되었고, 통합 평택시 청사화단에 배꽃을 피우는 나무 한 그루도 없다는 것 또한 우리시의 상징물 관리에 대한 현주소를 잘 나타내고 있다. 특히 백로의 경우는 현재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여러 지자체에서 민원의 소지가 매우 높은 조류로 위상에 변화를 맞고 있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1995년 3개 시·군이 통합될 당시의 평택시 인구가 30만이 조금 넘었던 것을 뒤돌아보면 25년 만에 인구 50만의 도시가 된 것이다. 평택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대토론회와 시민의 날 기념식, 평택시민 50만 페스티벌 등의 대대적인 축하 행사를 진행하였다. 이와 더불어 이제는 우리시의 정체성과 함께 브랜드 가치를 반영하며, 새로운 도약을 바라보는 의미에서의 상징물 관리에도 시선을 옮겨보길 바란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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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통합 평택시의 상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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