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환경부,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 지정 통해 보호
 
연못 뒤 등산로 배수로와 집수정 만든 후 개체수 줄어
 
 
17b7d922ad9a0f801171968ac3e0daa3_1564384837_522.jpg
 ▲ 김만제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소장
 
 지난 7월 15일, 평택지역에 국지적으로 내린 늦은 장맛비로 오매불망 번식에 필요한 장맛비만을 기다리던 평택 전역의 맹꽁이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고, 서둘러 물이 고인 웅덩이로 모여 들었다. 그리고 7월 28일, 연이어 내린 넉넉한 장맛비에는 비교적 물웅덩이에서 멀리 떨어진 땅속에 머물다 1차 번식활동에 나서지 못했던 나머지 맹꽁이들까지도 큰 움직임이 있어 두 번째 넉넉한 번식으로 이어졌다.  
 
 그렇지만 어찌된 일인지 6월, 7월에 들어 장맛비가 몇 차례 내린 그 어느 날에도 덕동산 맹꽁이연못의 웅덩이를 중심으로 장마철이면 큼직한 울음소리로 이곳을 지켜왔던 맹꽁이의 모습은 물론이고 우렁찬 소리로 인하여 잠을 못 이루는 주변 마을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기까지 했던 그 어떤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평택의 자연 메인.jpg
▲ 턱 아랫부분에 울음주머니가 있는 수컷 맹꽁이
 
 뒷다리로 땅을 잘 파기 때문에 ‘쟁기발개구리’라고도 불리는 맹꽁이는 양서류 중에서 장마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개구리이다. 장마철에 울음소리를 내는 맹꽁이는 보통은 “맹꽁, 맹꽁” 소리를 낸다고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번식기에 수컷이 암컷을 부르기 위해 내는 울음소리는 어느 개체가 ‘맹’하면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수컷이 ‘꽁’하는 것을 편하게 “맹꽁, 맹꽁” 소리를 낸다고 하는 것이다.
 
 이들의 머리는 넓적하고 몸통은 팽대되어 있어 몸 전체는 둥글며, 작은 융기가 산재되어 있는 등은 얼룩무늬와 함께 청색이 섞인 황색을 띤다. 턱의 기부 양쪽에 울음주머니를 갖고 있는 참개구리, 북방산개구리와는 달리 울음소리를 낼 때 턱 아랫부분의 울음주머니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연중 땅속에 머물며, 야간에 땅 위로 나와 먹이활동을 하고 주된 먹이로는 개미나 지렁이, 토양곤충 등이다.
 
평택의 자연2.JPG
▲ 덕동산 산책로 배수로 공사(2011.4.20)
 
 과거에는 시골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최근 들어 주요 서식지인 초지와 저지대 습지가 없어지고, 도시화와 농지의 개량 등으로 논둑 및 웅덩이가 자취를 감추게 되었으며, 맹꽁이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천적보다도 더욱 위험한 제초제와 살충제, 살균제 등의 농약 살포 등으로 서식지 감소와 함께 급격히 사라지고 있어 환경부에서는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기까지 이르렀다.
 
 덕동산 맹꽁이연못을 찾는 어린이집 유아들로부터 청소년들과 마을 주민들 심지어는 서울 정책의 핵심 계획 중 하나였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운영과 관련하여 서울시 공무원들이 버스를 대절하여 찾을 정도로 대내외적으로 알려진 덕동산 맹꽁이연못이 있기까지는 평택시와 관련 시민단체의 노력도 뒤따랐지만 맹꽁이연못 앞에 거주하고 계신 연립주택 어르신들의 지속적인 애정이 있었기에 더욱 가능했을 것이다.
 
평택의 자연3.jpg
▲ 2019년 8월 맹꽁이연못 전경
 
 하루도 빠짐없이 집 앞에 있는 맹꽁이연못을 둘러보시고, 장마철 맹꽁이의 울음소리로부터 시작하여 올챙이가 변태하기까지의 과정과 아가 맹꽁이들이 덕동산 마을숲으로 올라가기까지 모든 것을 꼼꼼하게 살펴본 후 그 내용을 두루두루 전해주셨던 어르신들의 열정이 없었더라면 과연 오늘날의 맹꽁이연못이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다. 뒤돌아보면 모든 것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게도 많았던 맹꽁이연못의 맹꽁이 개체수가 줄어든 것은 2011년 4월 연못의 뒤편 위쪽에 위치한 등산로에 배수로와 물이 고이는 집수정을 만들고 난 다음부터였다. 마을 어르신들의 말씀에 의하면 2011년 6월 24일 밤 엄청난 장맛비가 내린 후 맹꽁이연못 뒤편 등산로 배수로에 빠져 집수정에서 잠깐 사이에 건져낸 맹꽁이 성체의 수가 수십 개체에 이르렀다고 한다. 번식을 위해 덕동산 마을숲에서 맹꽁이연못으로 향하던 맹꽁이들의 얼마나 많은 수가 넘쳐나는 장맛비에 하수구를 통해 쓸려갔는지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일 것이다.
 
평택의 자연4.jpg
▲ 덕동산 생태계 교란의 중심에 있는 야생고양이 
 
 본격적인 장마가 오기 전 6월 8일의 비 소식으로부터 시작하여 7월 15일, 7월 28일, 최근에는 태풍 크로사의 영향으로 8월 15일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고, 주변 소사벌택지지구의 맹꽁이들은 1차, 2차 3차 4차에 걸쳐 그렇게도 목 놓아 구애의 소리를 높였음에도 덕동산 맹꽁이연못의 맹꽁이 울음소리는 그 어느 날에도 들림이 없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맹꽁이의 울음소리를 기다렸던 연못 주변 어르신들의 애간장도 이미 다 녹아들고 말았다.
 
평택의 자연5.jpg
▲ 안내판이 있음에도 풀이 잘려나간 맹꽁이서식지    
 
 그렇지만 지금부터는 차분하게 덕동산 맹꽁이연못에 맹꽁이와 관련되었던 수많은 일들의 인과관계를 꼼꼼하게 찾아봐야 할 것이다. 번식을 위해 오르내리는 맹꽁이는 물론이거니와 변태를 마치고 숲으로 올라가는 아가 맹꽁이들을 로드킬로 내몬 높이 35mm 이상의 야자매트는 어떠했고, 맹꽁이연못이 있는 잔디광장과 숲에 연결된 맹꽁이연못 주변의 약제 살포와 풀을 깍지 말아달라는 안내판을 평택시 공원과에서 설치했지만 대행업체와 소통이 되지 않아 깨끗하게 잘려나간 서식지 주변의 바닥 풀 그리고 집을 떠나 야생동물이 된 채로 생태계 교란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야생고양이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그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본 후 보완하여 다시금 맹꽁이들이 넘쳐나는 덕동산 맹꽁이연못이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봐야 할 것이다.
 
 덕동산 마을숲이 우리에게 선물한 도심지의 맹꽁이가 아름다운 합창, 공존의 메시지를 다시 보낼 수 있는 날을 간절함으로 기다려본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전체댓글 0

  • 19894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덕동산 맹꽁이연못의 위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