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평택지역 ‘두꺼비·청개구리·맹꽁이’ 5과 12종 서식
 
2월 하순 평택 전역 논과 작은 웅덩이에서 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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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제(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소장)
 
 우리나라 방방곡곡에서 물과 뭍을 오가며 살고 있는 양서류는 개구리 무리에 딸린 13종과 도롱뇽 무리에 딸린 5종 모두 합하여 18종이 알려져 있다. 평택지역에는 물두꺼비와 계곡산개구리를 제외한 도롱뇽, 두꺼비, 청개구리,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참개구리, 옴개구리, 한국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 무당개구리, 황소개구리, 맹꽁이 등 모두 5과, 12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이 중 수원청개구리와 금개구리, 맹꽁이는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를 받고 있지만 1970년대부터 농가의 소득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미국과 일본으로 들여온 황소개구리는 생태계교란종으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개구리 13종중에서 계곡산개구리와 물두꺼비를 제외한 11종의 많지 않은 무리가 나름의 서식지를 갖고 우리고장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사실은 그들의 존재와 그들만의 생활 방식을 잘 알지 못하는 편이다. 땅위 혹은 물속 어디서나 살 수 있는 물뭍동물에게 쉽게 접근하는 방법 중 하나가 그들의 출현시기와 산란시기를 알아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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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봄 번식에 들어가는 한국산개구리
 
 많은 학자들은 “개구리의 출현과 산란 시기를 시간을 갖고 꼼꼼하게 관찰하다 보면 지구온난화의 진행 속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구리의 출현과 산란시기가 지속적으로 빨라진다면, 그것은 바로 지구온난화가 그만큼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고장에서 자리를 잡고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개구리 몇 종의 출현과 산란 시기를 들여다볼 수 있다면 그들의 삶을 조금 더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개구리 무리 중에서 봄이 오기도 전에 제일 먼저 겨울잠에서 깨어나 번식지로 오는 친구들이 있다면 바로 산개구리들이다.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르산개구리로 알려졌으나 러시아의 아무르산개구리와는 다른 종으로 밝혀져 학명의 변경과 함께 새로운 이름을 받은 한국산개구리와 번식환경이 크게 다르지 않은 북방산개구리가 평택·안성 전역에서 어느 누구보다도 먼저 번식지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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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내기를 마친 후 번식에 들어가는 수원청개구리
 
 몇 년간의 조사 자료를 보면 한국산개구리의 경우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2월 하순이면 평택 전역의 논이나 작은 웅덩이에서 서둘러 산란에 들어가며, 3월 중순이면 부화가 이루어지고 빠른 경우 모내기가 시작되는 5월이면 변태를 마치는데, 북방산개구리와 계곡산개구리는 이보다는 고도가 더 높은 논이나 계곡에서 번식에 들어간다.
 
 연이어 산개구리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번식에 들어가는 친구가 있다면 ‘은혜 갚은 두꺼비’, ‘콩쥐팥쥐’ 등의 전래동화를 통해서 많이 알려진 두꺼비일 것이다. 이들은 한국산이나 북방산개구리보다는 조금 늦지만 주변의 청개구리 혹은 참개구리보다는 조금 빨리 출현하여 번식에 들어간다. 두꺼비는 우리나라 양서류 중에서 도입종인 황소개구리를 제외하고는 가장 몸집이 큰 대형종으로 온몸에 오톨도톨한 돌기가 나 있다. 평택지역은 3월 중순경부터 산란을 시작하는데, 이 시기가 되면 웅덩이나 논 주위로 큰 무리가 모여들고 한 번 정한 장소를 바꾸지 않는 습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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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른봄 번식에 들어가는 북방산개구리
 
 그리고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양서류와 관련하여 그들의 출현을 정리해보면 비교적 영상기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봄이 오면서 맹꽁이와 금개구리, 수원청개구리가 동면에서 깨어나 먹이활동을 시작하지만 번식과 관련해서는 그 특성에 큰 차이가 있다.
 
 멸종위기Ⅱ급 금개구리의 경우 4월이면 겨울잠에서 깨어나 5월부터 7월까지 그들이 살아왔던 서식지에서 그대로 번식을 하고, 멸종위기Ⅰ급으로 청개구리와 유사하여 외형적으로 구별하기 어려우나 독특한 울음소리로 구별이 가능한 수원청개구리는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하지만 평택지역의 경우 모내기를 거의 마치는 5월 중순경부터 한 달 정도 암컷을 부르는 수컷의 울음소리를 팽성읍 신대리와 도두리 등지의 넓은 논에서 야간탐사를 통해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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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순경 산란을 시작하는 두꺼비
 
 한해를 뒤돌아 볼 때 외형적으로 개구리의 번식은 ‘맹꽁이’라는 이름의 개구리로 정리가 된다. ‘맹-맹-맹, 꽁-꽁-꽁’하는 울음소리로 주변 많은 사람들은 맹꽁이라는 개구리를 알기는 해도 맹꽁이의 장마와 관련된 출현시기로부터 독특한 울음소리, 덩어리를 이루지 않고 수면에 띠우는 산란방식 등 맹꽁이의 전반적인 생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은 편이다.
 
 지난 6월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에는 26~27일경 제주도 남쪽 먼 바다에 위치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올해 첫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찬 공기가 물러나 장마전선이 빠르고 넓게 북상해 평택지역의 경우 큰 비는 없었다고는 해도 이미 장마권에 들었으며, 이는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늦은 것으로 조만간에 맹꽁이들의 우렁찬 구애 소리를 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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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맛비를 번식에 이용하는 맹꽁이
 
 최근 들어 5월 맹꽁이라 하여 평택지역에도 이미 5~6월에 맹꽁이 일부가 출현하여 그들만의 합창을 선보였다. 그렇지만 기상청 예보가 맞는다면 앞으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면 평택 전역에서 장가를 가고 싶어 하는 맹꽁이의 본격적인 구애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길지 않은 생명축제, 그리고 생명을 노래하는 이들의 소리는 아주 오래도록 끊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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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개구리도 때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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