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시가 있는 풍경.jpg
 
권혁재 시인
 
 
외연도外煙島로 가는 배를 놓치고
여객선터미널을 서성거렸다
가까운 섬으로 가는 배편들도
물때가 맞지 않다며 결항이었다
물때에 따라 배편이 달라진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지천명
사소한 것에 집착하다
몸을 뒤집는 달의 노동을 보지 못했다
달은 달이라고
바다는 그냥 바다라고,
보고 지나친 보름의 날들이
오십쯤의 외딴섬으로 떠 있는
텅 빈 여객선터미널
분실물 찾아가라는 안내방송에
한때를 잃어버린 것 같아
괜히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외연外延을 얻으러 왔다가
아직도 오십의 빈 걸음으로 서 있는
아침 대천여객선터미널.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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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아침 대천여객선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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