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덕동산마을숲, 도시발전·자연이 조화 이루는 터전 만들어야
 
맹꽁이생명축제, 지역의 소중한 생태환경 축제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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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만제(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장·지역생태연구가)
 
 작년에 이어 평택시 비전동 소재 맹꽁이연못을 찾은 두꺼비를 시작으로 연못은 물론이고 덕동산마을숲 전체가 떠들썩하게 되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마을 어르신들께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연못을 둘러보시고, 평택시에서 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생태수업을 통해서도 맹꽁이연못 주변에서 유아들의 활기찬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있다.
 
  우리 주변의 마을숲은 향토지역의 역사, 문화, 신앙 등을 바탕으로 한 지역 공동체 삶의 표출로, 마을 주변에 조성되어 보호되고 유지되어온 숲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마을 주민들의 회합과 휴식, 놀이, 운동 등을 위한 활동의 터전으로 활용되었던 마을숲은 마을 문화의 구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와 같은 마을숲의 문화적 전통은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도시공원이 추구하는 목적과 일치함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덕동산마을숲에 속해 있는 맹꽁이연못이 지니고 있는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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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꽁나라에서 바라본 맹꽁이연못 전경
 
  덕동산마을숲 맹꽁이연못은 장마철이면 맹꽁이들이 출현해 번식했던 장소를 봐두었다가 2009년 8월 15일에 첫 번째 연못인 ‘맹나라’를 조성하였고, 이듬해인 2010년 11월 30일에 두 번째 연못인 ‘꽁나라’를 맹나라 옆에 새롭게 조성해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연못 조성과 안내판 등은 평택시 공원녹지과에서 설치하였고, 연못관리 및 교육·홍보 관련 프로그램 운영은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에서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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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면위로 뜨게 산란하는 맹꽁이
 
  ‘맹나라’와 ‘꽁나라’로 나뉘어 있는 맹꽁이연못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시기별로 출현하는 개구리의 종이 다르다는 것이다. 덕동산마을숲에서 매화와 산수유가 꽃을 내지만 이제 막 연못의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3월은 산개구리와 두꺼비의 시즌이다. 한국산개구리와 두꺼비는 3월 중순경 출현하여 산란과 부화가 이루어진다면, 개나리와 왕벚나무가 흐드러지게 꽃을 내는 4월은 참개구리와 청개구리의 달이며, 마을 주민들의 최고 관심사인 맹꽁이는 겨울잠에서 깨어나 덕동산마을숲에서 생활하다가 6월~7월을 전후하여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 즉시 맹꽁이연못을 찾아 번식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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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컷을 부르고 있는 수컷 맹꽁이의 구애활동
 
  맹꽁이는 과거 도시 근교와 농촌 등 어느 곳에도 장마철이 되면 많이 발견되었던 종이지만 도시가 확장되고 농지의 개량으로 논둑 및 웅덩이가 없어지고, 농약의 살포 등의 원인으로 급격히 감소되고 있다. 장마철에 만들어진 웅덩이 주변의 풀숲에 숨어서 ‘맹’ 또는 ‘꽁’하고 요란하게 울면 암컷이 이 소리를 듣고 물속으로 들어가 짝을 지어 산란이 시작된다.
 
  평택 전역에 걸쳐 6~7월 장마철을 전후해 맹꽁이의 출현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단위 택지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점차 번식 공간을 잃고 있으며, 비전동 덕동산 아래쪽 잔디공원 주변으로 10년 이상 서식지가 이어지고 있을 정도이다. 두꺼비와는 달리 번식 장소와 생활 장소의 거리가 500m 내외인 맹꽁이의 경우 웅덩이에서 번식을 한 후 덕동산마을숲으로 올라가 생활하며, 그 곳에서 겨울을 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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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철을 맞아 맹꽁이연못을 찾은 맹꽁이 암수
 
  맹꽁이연못을 찾는 다수의 방문객은 이곳이 두꺼비와 맹꽁이를 위한 소중한 번식지인 것을 알고 있지만 표면으로 나타나지 않은 소중한 역할을 하나 더 소개한다면 평택 전역에서 구조된 양서류를 위한 임시 보금자리 혹은 대체서식지로서의 의미 또한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덕동산마을숲 맹꽁이연못을 거쳐 간 양서류는 진위면 무봉산청소년수련원 주변에서 구조된 두꺼비 올챙이, 원곡 물류단지 조성에 따른 북방산개구리 올챙이, 소사벌택지지구에서 구조된 멸종위기양서류 맹꽁이 성체와 올챙이 등 그 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으며, 이곳에서 잘 자리를 잡아 준 맹꽁이를 기념하기 위해 개최하게 된 맹꽁이생명축제는 2012년부터 지역의 소중한 생태환경 축제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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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과 함께한 맹꽁이연못 식재 및 정화활동   
 
  해마다 맹꽁이가 숲에서 내려와 장맛비로 고이게 된 웅덩이에 산란하는 것이 안타까워 잔디광장 생태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들어왔던 중장비로 몇 삽을 퍼 올리게 된 것이 맹꽁이연못의 조성계기가 되었지만 올 해로 10년을 맞게 되는 이곳의 의미와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마을 주민과 시민단체가 뜻과 힘을 모아 생명의 보금자리를 열어주고, 지자체에서 조금만 더 힘을 실어준다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이고 도시발전과 자연환경이 잘 조화를 이루는 사례가 될 것이다. 그리고 어느 지역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우리 고장의 대표적인 생명존중 터전의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아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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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덕동산마을숲 맹꽁이연못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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