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직업상담사 처우 개선 위해 평택시가 직접 고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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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 김기홍 위원장 
 
 총 11개 지회에 390여명의 조합원이 소속된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이하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은 평택과 안성지역에 사업장이 있는 지역일반노동조합으로, 그동안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ILO핵심협약비준 촉구 및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은 직업상담사들의 직접 고용 등 비정규직 노동자와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노력해왔다. 2일 김기홍 위원장을 만나 ▶평택시도서관 용역보고서 규탄 ▶일자리센터, 읍·면·동 직업상담사 직접 고용 및 정규직 전환 ▶향후 활동 계획 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 말>
 
■ 김기홍 위원장 “직업상담사 비현실적 급여와 고용·경력 불안 시달려”
 
-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은 어떤 단체인지 소개해 주십시오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은 평택과 안성지역에 있는 중소영세 사업장에 소속되어 있는 노동자들을 가입 대상으로 하고 있는 노동조합입니다. 평택안성지역노조에는 현재 평택시비정규직지회, 평택당진항만지회, 평택당진중앙부두지회, 평택당진항특경지회, 사료공장지회, 평택복지재단 다문화센터지회, 평택시일자리센터 비정규직지회, 엠에이티지회, 도드람푸드지회, 도드람지회, 안성시비정규직지회 등 11개 사업장에 약 390여 명의 조합원들이 가입돼 있습니다.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에서는 통일쌀 북녘 보내기 운동을 위해 조성된 소정의 통일쌀을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평택시와 안성시에 기부하였고, 수재가 발생하였을 때 수재 복구를 위해 소정의 후원금을 안성시에 기부하는 등 지역의 어려움을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에 있는 조선인학교인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를 후원하고 있으며, 전태일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제작 중인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권리 향상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플랫폼인 ‘권유하다’도 지원하고 있는 등 사회적 연대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노동조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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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도서관 용역보고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한 민주노총 평택안성노조 
 
- 지난 9월 평택시도서관 용역보고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지셨는데, 그 이유와 어떤 점들이 문제가 있는지 설명해 주십시오
 
 지난 8월 21일 평택시 홈페이지에 ‘평택시도서관 중장기 발전종합계획수립 연구용역’이라는 최종 보고서가 게재되었습니다. 이 보고서를 보면, 사서직 공무원과 비정규직인 공무직 노동자들을 비교하면서 사서직 공무원을 충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용역보고서는 공무직으로 인해 정규직 공무원들의 노동 강도 및 직무강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정보서비스 품질의 질적 하락이 우려된다는 주관적 편견을 드러내 놓고 있습니다.
 
 또한 임금을 비교하면서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각종 수당을 제외하고 공무원 9급 1호봉 기본급만 제시하면서 공무직이 월등히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인 양 사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공무직 1호봉 기본급도 사실과 다르게 나와 있습니다.
 
 특히 근무시간을 비교하면서 공무직 노동자들은 조합 활동으로 인한 업무 공백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헌법 제33조에 보장되어 있는 노동 3권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반헌법적 발상인 것입니다.
 
 사서직 공무원 확충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지금도 도서관에서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고 있는 공무직 노동자들을 전문성도 없고 책임과 권한도 없으면서 임금은 공무원보다 더 받아가고, 사서직 공무원의 노동 강도를 증대 시켜 시민들에 대한 서비스 만족들을 저하시키고 있다며 객관적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폄하하고 있는 보고서인 것입니다.
 
 나아가 이 보고서에는 도서관 현장에서 사서 공무원과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들인 공무직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 등에 관한 실태조사는 전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더욱이 도서관 운영의 공동 주체로서 공무직 노동자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재 평택시 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46명의 공무직 노동자들은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서 기간제에서 공무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입니다. 그런데, 기간제에서 무기계약직인 공무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이 근거 없이 폄하하고 있는 보고서가 모든 시민들이 볼 수 있는 평택시 홈페이지에 올라가 있으며, 공식 보고서로 발간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평택시에서는 2천24만원의 시민 세금을 들여서 만든 용역 보고서에 평택시민인 도서관 공무직 노동자들을 폄하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 공무직 1호봉 기본급을 사실과 다르게 표현해 그 객관성마저도 의심되는 보고서를 당장 폐기해야 합니다.
 
 또한, 평택시의회에서는 용역 수탁 선정 과정, 용역 연구 과정 등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를 철저히 감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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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피켓시위에 참여한 김기홍 위원장  
 
- 위원장님께서는 그동안 평택시 일자리센터, 읍·면·동 직업상담사 직접 고용과 정규직 전환 필요성을 강조해오셨습니다. 직접 고용과 정규직 전환에 대한 견해와 필요성을 밝혀주십시오
 
 평택시일자리센터와 읍·면·동 사무소에서 주민들의 일자리 찾기를 도와주는 직업상담사들의 가장 큰 걱정은 정작 자신의 일자리입니다. 주민들의 기대 수명과 청·장년층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직업상담사들의 업무는 더 늘어나고 중요해졌지만 과중한 실적부담과 비현실적인 급여, 고용과 경력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13년부터 경기도에서 재정 지원을 하면서 시작된 일자리센터 사업은 현재 경기도 31개 시·군에 일자리센터와 읍·면·동 사무소에 직업상담사들이 약 600여명 배치돼 있습니다. 평택시에도 21명의 직업상담사가 일자리센터와 각 읍·면·동에 배치돼 있습니다. 직업상담사들은 취업 상담과 알선, 취업 후 사후관리, 구인·구직 발굴 등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평택시 직업상담사들은 모두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평택시에서 민간 위탁한 업체와 1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근무를 하는 상황입니다.
 
 고용노동부 소속 직업상담 노동자가 무기계약직이나 공무직으로 전환됐고 2018년에는 경기도 일자리재단 직업상담사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됐습니다. 또한, 서울시의 경우 25개 자치구에 근무하는 일자리플러스센터 직업 상담사 72명이 시간선택제임기제 마급 공무원으로 고용돼 있었는데 에 2019년부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습니다. 더욱이 경기도 31개 시·군 중 15개 지자체는 시·군에 직접 고용돼 있다가 정부의 정규직 전환 방침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경기도 16개 지자체는 용역 업체에 민간위탁 돼 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것입니다. 평택에 있는 직업상담사들은 간접 고용돼 있지만 이웃 시·군인 오산시와 안성시에 있는 직업상담사들은 기간제 노동자들로 직접 고용돼 있어서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습니다.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고용조건에 이러한 차별이 생긴 것입니다. 더욱이 평택시 소속 기간제 노동자로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 소속돼 있는 직업상담사들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간접 고용돼 있는 직업상담사들 인건비가 2,5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편성돼 있지만 업체에 이윤을 떼어주고 나면 실제로 직업상담사에게 돌아가는 인건비는 2,000만원에서 2,500만원 사이로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1년 이상 고용이 됐어도 직접 고용돼 있는 직업상담사들이 받는 복지포인트나 명절휴가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 정부는 공공부문의 용역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습니다. 업체 이윤을 보장해주기 보다는 업체에게 돌아가던 이윤을 노동자들에게 돌려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 민간 위탁돼 있는 직업상담사들을 마땅히 정규직화 해야 합니다. 직업상담사 업무가 안정적인 일자리가 되어야, 직업 상담사에게서 받는 평택시민의 상담서비스 질이 높아지고, 축적된 상담 노하우와 지역별 구직자 특성에 따른 맞춤형 일자리 제공 효과를 더욱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택시와 평택시의회가 직접 나서서 간접 고용돼 있는 평택시 직업상담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시가 직접 고용할 것을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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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 50주년 기념사업 영화 ‘태일이’를 후원하고 있는 평택안성지역노조
 
- 평택시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최근에 2021년도 평택시 생활임금이 결정되었습니다. 현재 평택시 생활임금이 시간당 1만원이었는데, 내년에는 1만60원으로 결정된 것입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102,540원입니다. 이는 인상률도 따지면 0.6% 인상 된 것입니다. 인근 안성시는 올 해 9,490원에서 내년에 1만원이 됩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백9만원입니다. 올해에 비해 5.7%가 인상되는 것입니다. 무엇을 근거로 해서 평택시 생활임금액이 결정되는 것인지 평택시민은 알 수가 없습니다. 생활임금은 공공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임금에 적용해 민간부문에까지 확산돼서 시민의 사회 문화적 지위를 상승케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평택시의 경제적 수준과 예산 규모가 안성시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데도 월 12,540원, 시급으로는 60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생활임금 결정 단위에 비정규직 노동자 단체가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여러 차례 시에 건의했지만 반영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단체의 참여를 보장하고 평택시 생활임금 공청회, 토론회 등을 진행해 나가야 합니다.
 
 2018년 6월 13일 평택시장 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정책질의서에서 약속했던 공약 사항을 이행 점검하기 위해서라도 평택시에 노동관련 담당 부서를 신설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장선 시장이 약속했던 <평택시 노동인권 보호 및 증진 조례>와 <평택시 산업안전보건조례>의 제정과 이행을 책임질 수 있습니다. 서울시, 경기도, 성남시, 당진시 등에서 왜 노동정책과 관련된 담당 부서를 두고 노동정책을 추진하는지 우리 평택시도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정책 시행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시민은 노동자이기 때문입니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에서는 지금까지 공공성 강화를 위한 사회적 연대 활동을 강화해 왔습니다. 노동조합만이 섬처럼 존재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노동조합 바깥에 있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뿐만 아니라 우리의 이웃, 공동체, 생태 환경 등등이 공기와 바람, 물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에서는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을 위한 활동과 사회 연대 활동에 매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의 노동조합 가입률이 약 13%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는 경제협력기구(OECD) 가입국가 중에서도 최하위권에 해당됩니다. 더욱이 비정규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가입률은 0.7%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노동조합은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소수자’이기도 합니다. 열악한 처지에 있는 노동자들의 삶은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세계적인 석학인 촘스키는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라는 그의 책에서 “노동조합은 민주주의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습니다. 노동조합은 가난한 사람들이 단결할 수 있고 집단으로 행동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기업과 언론이 앞장서서 노동조합을 매도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도 “만약에 제 가족의 생계를 보장할 좋은 직업을 원한다면 저는 노동조합에 가입할 겁니다. 누군가 든든하게 제 뒤를 맡아주길 바란다면, 역시 노동조합에 가입할 것입니다. 제가 여러 나라를 다녀보니, 노동조합이 없거나 금지된 나라가 많았는데 그런 나라들에서는 가혹한 노동 착취가 일어나고, 노동자들이 연일 계속되는 산업재해로 다치고 고통 받았지만, 제대로 보호조차 받지 못하였습니다. 바로 노동조합과 노동쟁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노동을 하고, 노동자가 되어 살아가는데 노동조합은 필수적인 조직입니다. 우리나라 헌법에서도 노동 3권이라고 해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이, 노동자가, 노동조합이 소수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이 바뀌어야 우리 아이들의 삶이, 내 이웃의 삶이 행복하고 건강해진다는 것을 나누고 싶습니다.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의 문은 노동자에게 활짝 열려 있습니다.
 
 방현석/김다솔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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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주노총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 김기홍 위원장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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