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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복시장 13번길 입구 박 할머니
작성일 : 12-02-08 12:26    

하루 3~5천원 수입..."한푼도 못 벌 때도 가끔 있지"



"아침 열시에 나와서 아주까리 말린 잎, 고추말린 잎, 검정콩, 깨, 마늘, 직접 만든 청국장과 콩비지를 팔아. 저녁 7시까지 팔지만 많이는 못벌어. 하루 3천원 벌 때도 있고, 5천원 벌 때도 있고, 한푼도 못 벌 때도 있지. 그냥 운동삼아서 나오는 거지."

지난 2일(목) 55년만에 찾아 온 강추위를 평택시 통복동 통복전통시장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통복시장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뜸했고 강추위에 옷깃을 단단히 여민 노점상 할머니들의 모습이 기자의 눈에 들어왔다. 그 중에서도 웃음이 많으신 박경자(80세) 할머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통복시장로 13번길 입구 노점에서 만난 박 할머니는 오성면 숙성리에 거주하고 계신다., 4남 1녀를 두신 할머니는 "자식들은 모두 타지에 나가서 직장에 다니고 있다"며 "지금까지 15년 간 지금의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영감님은 건강하세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잠시 아무 말씀이 없으셨던 할머니는 "10년전에 무엇이 급한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라고 조그마한 혼잣말을 되뇌이셨다.

박 할머니는 아침에 일어나 혼자 식사를 하신 후 10시 버스를 타고 시장에 나와 장사를 시작한다. 아주까리 말린 잎, 고추말린 잎, 검정콩, 깨, 마늘, 직접 만든 청국장과 콩비지를 팔고 계시지만 매상은 하루 3천원~5천원에 불과하다. 젊은이들도 버티기 힘든 추위와 하루종일 마주하고 계신 박할머니는 타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이 같이 살자고 하지만 아파트에 가면 감옥살이를 하는 것 같아 지금의 시골집에서 혼자 살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생활비는 자식들이 줄 때도 있고 안 줄 때도 있어. 나라에서 주는 기초노령연금하고 통복시장 노점에서 돈을 벌어 생활해. 설 명절에 아들들과 손자들이 다녀 갔는데 지금 손자들이 너무 보고 싶어. 손자들과 전화통화 할 때가 가장 행복해."

"할머니 춥지 않으세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할머니는 "기자 양반은 장갑도 끼지 않았는데 내가 기자 양반보다는 덜춥지"라고 말씀하시며 환하게 웃으셨다. 따뜻한 어머니셨으며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나물을 팔기 위해 하루종일 쪼그려 앉아 있는 할머니의 밝은 웃음은 통복시장로 13번길 입구를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취재를 마치고 통복시장을 빠져 나오는 기자의 손에는 박 할머니에게 구입한 생전 처음 들어보는 아주까리 말린 잎 5천원어치가 들려 있었다. 엄동설한에는 젊은이들도 감기에 걸리기 쉬운데 하물며 나이드신 할머니들이 추위에 아랑곳하지않고 장사를 하고 계신 모습은 우리 이웃의 모습인 동시에 우리 모두의 강한 어머니 모습이기도 했다.

아마도 할머니는 힘든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가셔서 사랑스러운 손자들과 통화할 행복한 시간을 기다리며 이순간도 힘든 추위와 싸우고 있을 것이다.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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