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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학의 꿈 이룬 오인환(56)씨
작성일 : 12-03-06 12:50    

오인학씨, 56세에 평택大 계열수석 입학 '만학의 꿈' 이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학교를 다니면서 수업료를 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죽백초등학교와 신한중학교를 어렵게 졸업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생이 소아마비를 앓아 치료비를 위해 진학의 꿈은 접어야만 했습니다. 공부를 너무 하고 싶었지만 고등학교 진학의 꿈은 눈물과 함께 접고 당시 동네에 있던 방앗간에서 막노동을 하며 병석에 계신 아버지와 어머니, 가족들을 돌보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었습니다."

평택시 죽백동에 거주하는 오인환(56)씨는 올해 평택대학교 수시를 통해 계열수석(경영학과)으로 장학금(1년 간 학비 50%)을 받고 입학해 만학의 꿈을 이루었다. 그토록 열망하던 '2012학번 평택대학교 경영학과 신입생'이 된 것이다.

"중학생이던 여동생이 새벽 4시에 어머니와 함께 과수원에 나가 일하기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울면서 일어나던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 아프고 눈물이 나기만 합니다."

오 씨는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시면서 가장 역할을 해야 했으며, 중학교를 졸업하고 5년 동안 동네 방앗간에서 일을 하며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었다. 22살이 되던 해 열심히 5년 간 일해 과수원을 운영하게 되었지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사업이 실패해 2억원의 빚까지 짊어지게 되었다. 오 씨는 그 무렵이 인생의 가장 큰 고비였다. 자포자기 하고 싶은 심정도 있었지만 자신을 믿어주는 가족을 외면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2년만에 빚을 다 갚고 재기했으며, 2년 전까지도 과수원을 운영했다.

"53살의 나이에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결심 했지만 처음에는 생각도 많았고 많이 망설여졌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평생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뒤늦게 저를 위해 뒷바라지 해준 아내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이후 안정된 생활 속에서도 오 씨의 가슴 한편에는 못다 했던 학업에 대한 열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한 열망이 늦다면 늦은 53세의 나이에 공부를 다시 이어가는 결심을 갖게 되었다. 공부에 대한 갈증이 누구보다도 컸던 오 씨는 열심히 공부했으며 수원 수성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를 다니면서 12번의 시험에서 4번이나 수석(전체 300명)을 차지하는 등 3년 내내 상위권을 벗어나지 않았다. 처음으로 수석을 차지하던 날, 오 씨에게는 생애 가장 기쁜 순간이었으며 주위의 지인들에게도 자신의 수석을 알리는 일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2월 27일 "설레는 마음으로 평택대학교 입학식을 가졌다"는 오 씨는 취재 기자에게 학생증을 보이며 활짝 웃었다. 아름다운 웃음이었고, 또 행복해 보였다. 오 씨는 "앞으로 학교의 행사와 학우들과의 관계도 열심히 다져 갈 것이고 수시로 입학했기 때문에 부족 한 것이 많다"며 "특히 자신 없는 과목인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고 기회가 된다면 대학원 진학 등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 씨는 청소년들에게 "무엇이든 하면 된다는 마음과 열정, 그리고 자신감과 긍정의 힘만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며 “각자가 처해 있는 삶은 조금씩 다르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치열함만이 자신을 변화 시킬 수 있고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취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던 기자에게 어느 가수가 부른 노래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 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중략>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나를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난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라는 '거위의 꿈'.

만학의 꿈을 이루고 또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다는 오씨의 모습은 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가는 평택사람이었고, 또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는 강인한 평택사람이자 소탈한 꿈을 가진 우리의 이웃이었다.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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