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두 아들 모두 해병대 입대 “노블리스 오블리제”

부인 이성숙씨 “모두 자신들이 결정, 평소 아빠와는 친구 같은 사이”

  두 아들 해병대원이 되다.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사회 지도층의 모범이라는 뜻이다. 영국의 명문자제들이 다니는 이튼 칼리지, 영국은 이 학교 출신들이 끌고 간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명한 학교다. 세계 1,2차 대전 때 이 학교 출신 2,000여명이 전장에서 전사했다. 미국의 장군아들들이 6.25전쟁에 다수 참전했고 심지어 모택동 아들도 북한에서 죽었다. 이러한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 사례는 선진국에서는 일상화 되어 있다.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은 계층 간 갈등을 줄였으며, 이는 국가위기 시 국민을 통합하고 역량을 모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떤가? 청문회할 때 마다 본인이 군대를 안가거나 자식들이 군에 안가 낙마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심지어 전(前)정권에서는 대통령부터 총리, 국정원장을 비롯해 장관 다수가 군에 안가 국민에게 너무 큰 실망을 주기도 했다.

 이럴 때 정장선 전(前)국회의원 부부의 큰아들은 해병대를 제대했고 둘째아들은 현재 복무중이다. 자연히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혹시 정장선 전의원이 정치인이라 강제로 보내지 않았는지, 부인 이성숙씨에게 왜 두 아들을 해병대에 보냈는지 물었다. 대답이 의외다. “보낸 게 아니라 자원했어요. 천안함 사건 다음달인 2010년 4월 나라가 한창 어수선할 때 큰애가 해병대를 가겠다고 했어요, 공수부대를 나온 애 아빠는 특수부대는 생각보다 힘들다. 가서 후회할 수 있으니 잘 생각하라고 신중한 결정을 당부했지요. 그러나 큰애는 고집을 꺾지 않고 시험 준비를 했어요. 나중에 저희 부부는 격려했습니다. 잘해보라고. 둘째는 형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자기는 해병대 안 간다고 했다가 형과 대화를 나누더니 해병대를 지원했습니다. 자기 친한 친구 몇 명과 함께”

 부인 이성숙씨는 대견해 하는 눈치다. 큰애가 해병대 훈련을 마치고 빨간 명찰을 달았다고 자랑스러워했을 때 너무 기뻤고, 그래서 둘째 애가 해병대 간다고 했을 때 말리지 않았고 오히려 잘 결정했다고 격려했다고 한다. “둘째 애 해병대 수료식 때 애 아빠와 같이 갔어요. 뚱뚱했던 몸이 날씬해지고 검게 탄 그리고 늠름한 모습으로 경례를 할 때 너무 기뻐 눈물이 나왔어요. 애 아빠도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큰아들이 군에 다녀와서 많이 바뀌었고 둘째도 벌써 아주 의젓해졌다고 오히려 고마워한다. 정장선 전의원은 자기는 특전사에 아들 둘은 해병대이니 자기들만큼 화력이 센 집안도 없을 거라며 웃는다. 

◆ 평소 자식들과 많은 대화

 아들들과는 어떻게 보내왔는지 궁금했다. 부인 이성숙씨는 평소에 아빠가 아들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고 한다. “바쁜 의정 생활 때문에 시간에 쫓겼지만 밤늦게 아들들과 소주나 맥주를 하면서 대화를 자주해 친구들 같아요, 그래서인지 애들의 대학 입학과 향후 진로 문제를 같이 논의하고 함께 결정합니다. 우리는 애들의 고민과 생각 거의 다 알고 있고 진지하게 조언해줍니다. 애들도 받아들이고요. 그래서인지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속은 그리 썩히지 않고 자랐습니다”.

 정 의원이 어떤 남편인지도 궁금했다. 부인은 웃으면서 좋다고 했다. “25살에 결혼을 해 제 나이 50이 되었으니 결혼생활 25년입니다. 늘 웃으며 지금까지도 다툼 없이 살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의 까다롭지 않은 성격과 따뜻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에서든지 저를 믿어주었고 격려해주었고 제가 하는 작은 일에 대해서도 항상 고마워했습니다. 특히 애들에게는 자상한 아빠입니다”.

 정 의원은 아내에게 늘 미안하다고 한다. 교사로서, 아이들의 엄마로, 국회의원 부인으로, 그리고 시어머니를 모시는 며느리로 1인 4역을 아무 불평 없이 해온 아내가 늘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지금 정치를 안 하는 동안 많은 시간을 가지려했지만 어머니가 작년 내내 아프셨고, 또 과목이 사회에서 진로진학상담으로 바뀌면서 방학도 없이 연수를 계속 받아 못내 아쉬울 뿐 이라고 말했다. 

◆ 부부의 최근 근황

 부인 이성숙씨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지만 일복은 여전하다며 웃는다. 지금 국회의원 부인 역할이 없어졌고 아들들도 모두 집을 떠나 여유는 생겼지만 학교일은 더 많아졌다고 한다. 그동안 한광여중에서 사회를 가르쳤는데 진로진학상담으로 바뀌어 작년 겨울 방학과 이번 여름 방학 내내 570시간 연수를 받아 하루도 개인적인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남편이 불출마한 것이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동안 너무 바쁜 생활에 건강도 안 좋아지고 국회가 내내 싸움만 하니 회의도 많이 느껴 오랜 동안 많이 상의해서 결정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다고 한다. 오히려 지금 쉬는 시간이 국민의 어려움을 더 가까이 느껴 정치인으로  성숙시키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고, 만일 정치를 다시 한다면 더 잘하지 않겠냐며 남편을 응원했다. 

 정 전의원은 한국국악 공연단과 함께 일본을 방문한 뒤 잠시 귀국했다 다시 중국으로 떠났다. 최악의 한일관계를 현장에서 보고 또 중국에서 한반도 문제를 살펴보겠다며...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가 과거로 돌아가는 모습에 안타깝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국민이 살기 힘들고 국제 정세가 어려울 때 개혁을 할 것은 하고 국가적 큰 과제에 대해서는 대타협을 해 국난을 헤쳐 나가야 하는데 거꾸로 가는 우리 정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향후 개인 정치 일정은 중국을 다녀와 정하겠다고 일어섰다. 정치 변화에 대한 의지가 강해 보였다.

서태호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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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초대석] 정장선 전국회의원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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