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 장애인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평생학교

 에바다장애인평생학습학교(교장 김병태, 이하 평생학교)는 지난 2008년 7월 설립하여 지금까지 정부, 지자체의 무관심과 소외로 적령기교육에서 사실상 방치되어 왔던 성인장애인의 문해 교육을 비롯해 컴퓨터교육, 검정고시 교육을 무료로 실시해온 장애인을 위한 평택시 평생교육기관이다. 지난 5년 동안 관내 50여명의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배움과 친교를 통해 장애인 스스로 자립생활의 꿈과 자신감을 키워주고 있으며 장애인들의 사회생활역량을 강화하는 교육기회를 제공해 왔다.

 평생학교는 김병태 교장을 중심으로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윤현수 사무처장(57, 국어·사회) ▶손현식 선생님(42, 영어·컴퓨터) ▶문재심 선생님(44, 수학·과학) ▶신은주 선생님(40, 국어·수학) ▶이지광 선생님(31, 국사·가정·과학·도덕) ▶최영순 선생님(50, 문해반·수업보조교사)이 강의에 힘을 쏟고 있다. 운영하는 학습 프로그램으로는 ▶검정고시반(초·중·고·대입) ▶문자해독반 ▶연극반 노래동아리 ▶장애인인권 교육 ▶동료상담 ▶성폭력방지 ▶장애차별 바로알기 ▶미디어 ▶사회화교육 ▶컴퓨터반 ▶인문학반 등을 운영하고 있다.

 평생학교에서는 2011년 1~2회 검정고시에 응시한 결과 ▶전체합격: 박세우(60세, 지체장애인, 중입검정고시), 김태련(69세, 시각·약시장애인, 고입검정고시), 김종수(55세, 지체장애인, 고입검정고시) ▶과목합격: 고졸검정고시 도덕과목 합격 김태련(69세, 고졸검정고시 도덕과목합격), 박세우(60세, 고입검정고시 도덕과목 합격), 최현주(33세 지체장애인, 고입검정고시 과학과목 합격)씨가 각각 합격하였다.

 올해 들어서도 제1회 검정고시에 응시한 결과 ▶전체합격 최영순(50세 시각, 약시장애인, 고졸검정고시), 박세우(59세 지체장애인, 고입검정고시)에 합격했으며, 지난 8월 6일에 있던 제2회 검정고시에서도 이재성(45, 언어장애, 고입검정고시)씨가 합격했다.

 또한 평생학교에서는 장애학생 특별활동 수업과 예체능 체험실습 관람, 견학 활동을 통해 장애인들이 사회적으로 누리기 힘든 문화 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해왔으며, 지난해에는 예능발표회를 열어 창작곡 발표, 트럼펫연주, 독창, 장기자랑과 평생학교에서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영화 '동행'을 상영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3월 15일자로 경기도교육청에 학교형태 평생교육시설로 정식 등록한 평생학교는 관내의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작년 11월에 현재의 건물을 임대해 성인이 된 평택시 장애인들에게 배움의 목마름을 해소해 주고 있다.

 하지만 소득이 없고 빈곤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무상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2012년 예산지원(평택시: 2천5백만원, 교육청지원금: 2천7백5십만원)과 후원금으로만 운영되고 있어 재정 조달 면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후원에 참여하고 싶은 시민은 물품, 시설제공, 후원금(☎ 031-652-6975 계좌: 농협 351-0268-8630-63) 등을 통해 평생학교를 후원할 수 있다.

■ 평생학교 김병태(48) 교장 선생님 인터뷰

- 평생학교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평생학습학교는 지난 2008년 7월 에바다장애인자립센터에서 평택시의 프로그램 지원 예산 5백만으로 문을 열었으며 2010년에는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평택시 진위면 하북리에 소재한 에바다농아학교의 휴게실을 빌려 본격적으로 '에바다장애인배움터'라는 이름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지난해 11월에 현재의 건물(전용면적 45평)을 임대하여 지역의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확장이전을 하였으며 올 3월 15일자로 경기도교육청에 평생교육시설로 정식 등록하여 에바다장애인평생학습학교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학습자들이 기존의 학교에서 장애와 무관심, 사회적 편견 때문에 교육에서 소외되어왔습니다. 평생학교는 학력을 인정받을 수 없지만 학습자들은 학령기를 훌쩍 넘긴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기초 문해교육과 초·중·고 검정고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평생학교를 통해 검정고시에 합격한 분들 중 어떤 분은 상담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 분도 계십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지만 배움을 통해 스스로가 꿈과 희망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장애인분들이 배우고 싶어도 교통수단이 없어 배움을 포기하는 장애인들이 많습니다. 학습자들은 지금까지 교육을 받지 못해 낮은 교육수준과 부족한 사회생활로 인해 지역사회에 적응해 살아가기가 매우 힘들었을 것입니다.

 평생학교에서는 공부뿐만이 아니라 장애인들에게 사회생활의 첫 출발점으로 장애인 스스로가 자립생활의 꿈과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회생활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장애인인권 교육, 성폭력방지 교육, 장애차별 바로알기, 사회화교육, 컴퓨터반, 인문학반을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들을 위한 평생학교입니다. 이외에도 장애인 영어단어 경시대회 참석, 경기지역 장애인 체육대회 참석, 관내 장애인 집회나 서명운동 등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오는 10월에는 모든 학생과 함께 하는 소풍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 지금까지 평생학교에서 공부한 시민들의 수는 어느 정도 인지

처음학교를 열었을 때에는 불과 3명의 학습자로 출발을 하였지만 지속적으로 배움을 원하는 장애인들이 많아져 지금까지 50여명(현재 학습자 수 22명)의 학습자가 평생학교를 통해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해와 올해 초·중·고 검정고시를 통해 중입검정고시에 박세우, 최현주 학습자가 합격을 했으며 고입검정고시에는 이무길, 김태련, 김종수, 박세우, 이재성 학습자가 합격을 했습니다. 또한 고졸검정고시에는 최영순 학습자가 합격을 해 9월 13일 이분들의 졸업을 축하하는 졸업식을 가졌습니다.

 학습자 분들의 장애라는 편견을 이겨내고 학령기가 지난 늦은 나이에 열심히 노력해 당당하게 검정고시에 합격했습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기에 이번 졸업식을 통해 지역사회의 많은 분들이 함께 격려를 해주셔서 학습자 분들과 저를 포함한 평생학교에서 봉사하시는 선생님들은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졸업장만 수여하려고 했지만 지역사회의 많은 분들의 격려와 참여로 시장상, 시의장상, 교육장상 등을 시상하게 되었습니다.

- 평생학교를 운영하면서 느끼는 보람과 어려운 점은
 
 학습자 분들이 오랜 집안에서의 생활로 어두웠던 모습들이 평생학교 교육을 통해 밝아지는 모습을 볼 때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학습자분들이 교육을 통해 자신감을 가지면서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겠다'는 삶의 방향을 세워나가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학습자 김종수(지체장애인)씨는 자신이 비장애인이었던 30년 전에 연주했던 기타를 잊고 살다가 평생학교에 나와 배움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작년 예능대회에서 다시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굉장히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평생학교 출신으로 올해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최영순 학습자의 경우 현재 학교에서 수업보조교사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많은 돈은 아니지만 교사비를 지급해 드리고 있습니다. 최영순 학습자의 사회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보람을 느낍니다.

 어려운 점은 학교를 운영하면서 운영비와 교사비를 적절하게 지급을 해야 하고 학습자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 받을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조성해야하지만 적은 예산때문에 선생님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힘들게 교육을 이어나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전문적으로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가 안정되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지만 재정부족으로 인해 교통비정도 되는 보수를 받고 교사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교사로 활동하시는 모든 교사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포승에서 학교를 다니시던 중증장애인분이 계셨는데 이동권 문제로 인해 학교를 나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장애인분들이 이동권 문제로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많은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 평생학교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실 것인지

 평생학교의 발전은 많은 장애인들에게 중요한 부분입니다. 만약 장애인들의 경제사정이 좋다면 활동보조인과 교사를 두고 비장애인에 비해 적어도 3배 이상의 교육비를 들여 교육을 집에서 편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비용이 없는 일반 서민의 가정에 장애아동이 있다고 한다면 그만한 돈을 교육비로 투자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아동의 경우 대부분 장애인시설에 들어가거나 집안에서 갇혀 지내야만 하는 사회적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이처럼 교육과 빈곤이라는 문제는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장애아를 낳거나 불의의 사고로 장애아가 발생할 경우 없는 살림에 아이를 치유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가정의 형편이 어려워지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그렇게 되면 당장 교육을 시키고 싶어도 형편이 어렵기 때문에 교육을 시킬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평생학교의 발전을 위해 제도적인 측면으로는 장애인분들이 평생학교 교육으로 학력을 인정받는 것이 학교 발전을 위한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장애인분들이 평생학교를 통해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장애인분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학교를 졸업하고 스스로 자립하는 것이 사회적 목표이듯이 장애인분들도 학교와 검정고시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스스로 자립생활을 할 수 있는 하나의 인격체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평생학교는 수업료가 전혀 없으며 교재비도 모두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재정이 부족해 어려움 속에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평택시와 경기도교육청에서 교육에 필요한 교재, 운영비, 교사 인건비를 지원해주고 있지만 학교 운영비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저희들이 후원회를 여는 등 후원모금 활동을 통해 충당하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일입니다.

- 장애인평생교육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삶을 살아가면서 평생 교육을 익히며 살아가야 합니다. 현재 장애인 평생교육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학령기를 놓친 분들이 공부를 통해 학력을 인정받는 측면이 있으며, 또 하나는 사회를 살아가면서 필요한 인문학 교육 등이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장애인 분들을 재활이나 재활의 대상 또는 치유의 대상으로 여겨졌지만 요즘에는 장애인 분들도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회에서 취업도 해야 하고 시설이나 요양원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주체적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결정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장애인 평생교육을 통해 이루어 질 것입니다.

 평생학교는 장애인 분들이 사회로 나가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자 교육기관입니다. 아무런 교육도 받지 못하고 많은 나이의 장애인분들 중에는 '내가 사회에 나가서 무엇을 하지?'라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우리사회에 대해서 배워나가고 글을 모르는 분들은 글을 익히는 한편, 요즘 보편화 되어 있는 컴퓨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 자치신문독자와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장애인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지금 나와 같은 생각과 욕망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인식해 주셨으면 합니다. 올바른 인식과 같음을 알고 장애인을 바라볼 때 비로써 자치신문 독자와 시민여러분의 눈에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들이 보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불의의 사고 등으로 언제라도 장애인이 될 수 있으며 장애인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장애인 분들에게는 '내 삶의 주인은 나다', '그 누구도 나의 삶에 대해서 간섭할 권리는 없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삶을 잘 가꾸어 가치 있는 삶을 사는 여러분들이 되셨으면 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평생학습학교,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문을 두드려 도움을 받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를 변화시켜가고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 공부하고 당당하게 합격한 모든 평생학교 졸업자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후원을 통해 도와주시는 많은 후원자분들에게 많은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원승식 서형래 기자
ptlnews@hanmail.net

[이 게시물은 ★자치돌이★님에 의해 2012-10-10 13:17:50 최신뉴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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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다장애인평생학습학교’ 김병태 교장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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