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김현정(더불어민주당 노동대변인, 평택을지역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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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현은 어떻게 라임 전주가 되었나? 라임사태가 발생한 근본적 원인은 2015년 사모펀드규제완화로 투자가능액을 5억에서 1억으로 낮춰줌으로써 개미들의 투자가 가능해지고, 판매사, 수탁자, 사무관리사의 감독의무를 면제함으로써 금융권의 모럴헤저드 즉 불완전판매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거기에 금융감독 당국의 감독소홀이 더해진 데에 있다. 그리고 라임사태의 핵심은 선량한 피해자구제와 재발방지에 있다. 이를 위해 정치권과 금융당국, 언론, 금융기관의 역할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봉현이 전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5천만 원을 전달했다는 폭탄발언을 하면서 여론과 야당은 라임사태를 권력형 비리로 몰아가고 있다. 김봉현이 동향 친구이자 금감원에서 청와대로 파견나간 김모 행정관으로부터 라임 관련 검사계획서를 빼냈기에 얼핏 보면 김봉현이 주장하는 정권연루설이 그럴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김봉현은 라임펀드에서 약 600억 원의 돈을 빼돌린 뒤 코스닥 기업에 투자하고, 다시 그 돈을 횡령한 기업사냥꾼에 불과하다.
 
 그런데 언론은 왜 김봉현을 라임의 몸통, 라인의 전주라고 부를까? 그의 존재는 라임 펀드의 손실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후에 개그맨 김한석씨로 밝혀짐)을 안심시키기 위해 대신증권 장영준 센터장이 ‘14조를 움직이는 분’으로 소개하면서 등장한다.
 
 환매사태를 늦추기 위해 라임사태의 장본인 중 한 명인 장영준 센터장이 둘러댄 말을 언론은 그대로 인용했고, 그 이후 김봉현은 라임의 전주로 불리게 된다.
 
 펀드의 구조만 알아도 기자들이 이런 황당한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다. 라임사태의 핵심은 아주 위험한 사모펀드가 은행과 증권사 창구를 통해 공모펀드처럼 팔려 수천 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이다. 즉, 라임펀드에 자금을 공급한 사람은 김봉현이 아니라 무고한 시민들이다.
 
 라임펀드는 처음에 신주인수권부사채나 전환사채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렸고, 그 덕분에 우리은행과 대신증권 반포지점을 중심으로 날개 돋친 듯이 판매되었다. 몰려드는 돈을 주체할 수 없는 지경이 되자 1조6천억 원 중 약 600억 원을 김봉현이 빌려 스타모빌리티라는 회사를 인수하는 데 사용한 것이다. 즉, 김봉현은 라임의 전주가 아니라 라임의 돈을 빼돌린 범죄자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김봉현은 왜 라임을 위해 금감원 출신 청와대 행정관으로부터 기밀을 빼돌렸을까? 작년 하반기부터 라임펀드의 환매가 중단되면서 라임의 돌려막기 의혹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펀드로 신규 자금 유입은 중단되고 환매요청은 증가하다보니 라임 입장에서는 김봉현에게 빌려간 돈을 빨리 상환하라고 재촉했을 것이다. 라임 돈을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하는 것처럼 속여 횡령한 김봉현 입장에선 라임에 대한 금감원 검사를 막지 못하면 횡령으로 구속될 것이 뻔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요약하자면 기업사냥꾼 김봉현이 라임펀드에서 약 600억 원을 빼돌려 횡령했고, 라임펀드의 환매중단 사태로 자신의 범죄가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고향 친구인 금감원 출신 청와대 행정관을 움직여 라임에 대한 검사계획을 빼돌린 것이다. 김봉현은 라임의 전주도 아니고, 라임펀드는 권력형 사건이 아니라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완화로 선량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은 금융사기사건이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라임펀드에 대한 100% 환불을 결정한 것도 라임 사건을 펀드 가입자 돈을 빼돌리기 위한 사기로 봤기 때문이다. 지금은 피해자 구제와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에 집중할 때이지 음모론을 제기할 때가 아니다. <10.23 출연 박시영TV 발언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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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칼럼] 라임사태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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