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3(화)
 
이성호(국민안전처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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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중에 “Dust in the wind”라는 곡이 있다. 1970년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록그룹 캔자스가 부른 노래인데, 인생의 모든 순간은 바람속의 먼지처럼 사라져간다는 가사 내용과는 달리 요즘은 이 바람속의 먼지가 너무 많아져 우리 생활을 힘들게 하고 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봄의 불청객이라는 대명사를 달고 한반도로 날아오는 ‘황사(黃砂)’ 때문이다.
 
 우리 역사에는 우토(雨土) 등의 표현으로 신라 8대 아달라왕 21년(174년)부터 등장하였다. 국제적으로는 ‘Asian Dust(아시아먼지)’로 불리는데 주로 중국 북부나 몽골의 건조지대에서 바람에 날린 미세한 모래먼지가 하늘에 퍼져 이동하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으로,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황사 입자의 크기는 주로 1~10㎛이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중국북부 내륙의 사막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어 1980년대 연평균 2.9일이던 황사일수가 1990년대는 5.3일, 2000년대 들어서는 9.8일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기상청 통계에 나타났다. 늘어나는 황사일수와 함께 더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황사 바람이 중국의 산업화된 지역을 지나는 과정에서 납, 크롬 등 중금속과 발암물질 등 다양한 유해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인체에 매우 위협적인 존재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정부는 기상청에서 발표하던 황사특보와 환경부의 미세먼지 예보를 금년 1월부터 통합 운영하고 있다. 기존 기상 특보기준에서 황사주의보를 삭제하고, 황사와 미세먼지를 함께 미세먼지주의보(150㎍/㎥), 미세먼지경보(300㎍/㎥), 황사경보(800㎍/㎥) 순서의 3단계로 발표한다. 기상청은 황사 현상의 유무만을 예보하고, 미세먼지 농도는 환경부에서 관리하게 됐다.
 
 국민안전처는 황사경보가 발령되면 긴급재난문자방송을 통해 해당지역에 있는 국민들에게 황사 상황을 전파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관계부처에서는 등·하교 시간 조정, 항공기 운항통제, 실외 근로자 보건관리, 식품안전 등 분야별로 황사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황사에 노출되는 정도가 강할 수밖에 없는 야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황사에 민감한 노약자, 어린이, 호흡기질환 기관지 천식, 만성호흡기 질환자, 실혈관계 질환자들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관리가 절실하다.
 
 황사가 있는 날에는 야외활동은 자제하고, 불가피한 외출 시에는 입자성 유해물질을 걸러낼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보건용 마스크에는 KF(Korea Filter)80, KF94와 같은 표기가 있는데 이는 각각 크기가 0.6㎛인 입자를 80% 이상, 0.4㎛인 입자를 94% 이상 걸러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외출 후에는 몸을 깨끗이 씻는 등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에서는 황사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을 닫고 노약자, 호흡기 질환자 등은 실외활동을 삼간다. 가능한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보호안경, 마스크, 긴소매 의복을 착용하고 귀가 후에는 손발 등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한다. 아울러 물을 자주 마시고 공기정화기와 가습기를 사용하여 실내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해야 한다.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의 실외활동을 금지하고 수업단축 또는 휴업을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실외학습과 운동경기 등을 중지하거나 연기하도록 한다.
 
 이밖에 운동장이나 방목장에 있는 가축은 축사 안으로 신속히 대피시켜 황사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축사의 출입문과 창문을 닫아 황사 유입을 최소화하고 외부의 공기와 접촉을 가능한 적게 해야 한다. 그리고 야외에 야적된 사료용 건초, 볏짚 등을 비닐이나 천막으로 덮도록 한다.
 
 또한, 제조업체 등 사업장에서는 불량률 증가, 기계 고장 등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작업일정을 조정하고 상품포장과 청결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60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자가 현재의 3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다. 지금 당장의 대책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내다본다면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예방사업에도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는 재원 마련, 경제 논리, 외교 문제 등 광범위한 해결책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생각한다면 소홀해서는 안 될 일이다.
 
 새로운 생명이 싹트는 봄을 맞이해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통한 황사 피해 예방으로 각 가정에 강건함과 즐거움이 가득하기를 기원해 본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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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봄의 불청객 황사, 사전 대비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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