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이건일(평택남부노인복지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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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이 행복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지금 노인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노인의 문제는 결국 경제적인 문제, 건강상의 문제, 관계에 대한 문제, 역할상실에 대한 문제로 바라본다. 그래서 행복은 문제해결과 함께 생각해야 한다.
 
 노인에게 ‘병원에 가려 할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대부분의 답변은 병원비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건강과 경제적인 문제는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가 없다. 또한 노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계는 가족이다. 문제 해결도 가족 안에서 하길 원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문제를 가족 이외에는 풀어놓기가 쉽지 않다. 부끄럽고 창피하기 때문이다. 
 
 노인의 문제를 단순화 시킨다면 결국 경제와 관계에 있다. 노인의 행복지수를 향상시키는 열쇠도 바로 경제와 관계의 해결에 있다. OECD 국가 중 노인의 사회적 관계망 수준은 한국이 최하위다. 사회적 관계망이 높은 나라는 스위스 덴마크, 호주, 독일 순이다. 이른바 복지국가들이다. 복지국가의 노인들은 경제적인 고통이 없다. 노인이 되면 한 달에 200~300만원이 연금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병원비는 대부분 무료다. 오죽하면 캐나다에 이민 가서 살고 있는 한국 노인은 캐나다의 수상을 보고 장남이라고 이야기한다. 캐나다 노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면 가족 관계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많은 자녀들이 부모님을 독거노인으로 만드는 이유는 결국 경제적인 부담 때문이다. 자녀가 부모님을 만날 때 경제적인 부담이 없다면 자주 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관계는 부담이 없을 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노인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세대 통합이나 힐링의 관점으로 접근한다. 대부분이 서비스 제공이나 프로그램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은 일부의 어르신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할지는 모른다. 그리고 힐링을 통해 잠시 행복한 착각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고 나면 늘 그대로인 자신과 환경에 절망하며 다시 불행해진다. 이런 절차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근본을 생각해야 한다. 결국 노인 문제의 해결과 행복의 열쇠는 문제의 근본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에 달려있다.
 
 정치인과 사회복지사에 의해 만들어지는 노인복지정책은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노인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노인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노인의 행복을 노인 스스로가 만들어 갈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노인 스스로가 노인복지 정책에 관심을 갖고 노인복지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단지 선거에서 투표를 행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 노인문제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적 문제를 정책적으로 해결해 줄 세력이 누구인지 자각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정치적으로 자각하고, 학습하고, 소통하는 노인들이 많아지고 이러한 노인들이 조직화 된다면 노인들은 지금 보다 훨씬 행복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셈이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것이 정책이 된다. 자각한 노인들이 조직이 되고, 세력이 되면 노인을 위한 정책이 만들어진다. 
 
 이제는 노인들이 노년의 행복을 지켜내기 위해 안전한 노인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이 바로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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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인 행복을 위한 전제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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