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소태영(평택YMCA 사무총장)
 
 
소태영의 세상보기.jpg
 그렇게 밤잠을 설치게 했던 무더위도 말복이 지나니 물러가고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몸과 마음을 간지럽히며 스쳐 지나간다. 우리사회는 여전히 사드배치, 전기요금누진제, 공공요금 인상, 청와대 황실 만찬 등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도 마냥 실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을 돌려야 숨이라도 쉴 수 있지 않을까.
 
 휴가철도, 광복절 연휴도 더위와 함께 지나갔다. 휴가 후유증이니 뭐니 해도 일상생활로 돌아가 일 할 수 있다는 게 행복이고 감사한 일이다.
 
 요즘 불볕더위만큼 필자는 흥분되고 좋아서 하는 일들이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을 가정에 직접 블라인드 달아주고 나면 그분들의 행복한 모습 속에서 필자가 더 감동을 받고 온다. 이분들에게는 희망이 보인다. 미래에 통일시대를 만들어갈 통일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평택의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일이다. 일제강점기에 인간의 기본 존엄성마저 짓밟힌 채 많은 고통을 받았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회복과 인권의식을 높이는 일, 올 바른 역사의식을 바로 세워가는 일, 평택 고교평준화를 이뤄 청소년들에게 행복권을 찾아 주는 일들은 미래 세대들에게 전해주어야 할 기성세대들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요차불피(樂此不彼)’라는 말이 생각난다. ‘좋아서 하는 일은 지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후한서 광무제 하편에 나오는 말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가 좋아서 하는 일인 만큼 힘들어도 지치지 않고, 또 실패한다고 해도 좌절하지 않지만, 하기 싫음에도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일은 좋아서 하는 일보다는 여러 면에서 능률적이지 못할 것이며, 그 자체가 고역일 수도 있다. 살아가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 행복이고 또한 큰 기쁨이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論語, 雍也)’는 말도 좋아서 하는 일의 의미를 잘 말해 주고 있다. 다들 한 가지 좋아하는 일과 지식은 있다.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아가는 게 얼마나 중요하고 좋은지 모른다. 하지만 너무 무리하거나 물질에 욕심을 부리면 탈이 난다. 즐기며 일을 한다면 이것 이상 좋은 보약이 또 있겠는가.
 
 다만 좋아서 일을 한다고 하니까 그저 긍정적이고 밝게만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 좋아하는 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좋아서 하는 것’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쉽지 않은 과정을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쉽지 않은 과정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순간순간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나태하지 않게, 게으르지 않게 늘 최선을 다해야 하며, 어느 곳의 어떤 자리라도 좋아하는 것에 매진하고 소통하는 것.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다.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라 할지라도 일을 하다보면 때론 실패할 수도 있고 때론 좌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나’ 못지않게 ‘너’ 또한 소중한 존재이어야 한다. 따라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일지라도 그의 가치를 얕보거나 가볍게 보지 않고, 언제나 그 사람의 존재 자체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사람이 희망’인 세상만큼 아름다운 세상은 없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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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영의 세상보기] 자신이 하는 일의 소중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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