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조하식(수필가·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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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자씨교회(Senfkorn kirche)>에서 드린 주일예배 특송은 은혜로 넘쳤다. 내 생애 감지한 세 번째 영적 체험. 그 처음은 신대원 시절 말씀을 전한 강단이었고 다음은 아들 결혼식에서 혼주로서 기도할 때였다. 도무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본 훼퍼가 쓴 시에 곡을 붙인 곡 ‘선한 능력으로’를 우리말과 독일어(후렴)로 불렀다. 독일 성도들 가운데 우는 이도 있었다. “그 선한 힘에 고요히 감싸여 그 놀라운 평화를 누리며 나 그대들과 함께 걸어가네 나 그대들과 한 해를 여네 지나간 허물 어둠의 날들이 무겁게 내 영혼 짓눌러도 오 주여 우릴 외면치 마시고 약속의 구원을 이루소서 (후렴) 그 선한 힘이 우릴 감싸시니 믿음으로 일어날 일 기대하네 주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셔 하루 또 하루가 늘 새로워……” 구원의 주님을 찬송하는 일만치 아름다운 모습이 또 있을까? 물 심판을 무력화하려고 쌓아 올린 바벨탑으로 인해 비록 말은 갈라졌을망정 열방의 방언을 모아 주님을 찬양하는 계시록은 현재 진행형이다. 사실 지구촌을 돌아다닐 때 시차로 고생은 하지만 그 때문에 24시간 쉬지 않고 예수님을 찬양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뮬러 목사님의 설교는 마가복음 3:31~35절을 본문으로 누가 예수님의 형제요 자매인가에 관한 물음이었다. 똑같은 음악을 듣고 통하는 책을 읽고 같이들 운동을 한다고 해서 형제자매가 되는 게 아니라는 반문이다. 말씀을 흘려듣는 자가 아니라 실행하는 자, 하나님의 단순한 축복을 구하는 자가 아니라 그분의 참뜻을 구하는 자들이 서로 형제와 자매가 된다는 일갈이었다. 하나님이 주신 말씀 안에서 서로 섬길 수 있는가를 진정한 형제자매의 잣대로 삼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골로새서 4:12절의 말씀은 힘써 기도함으로써 하나님의 모든 뜻 가운데 완전하고 확신 있게 서기를 구하라는 부르심이다. 골로새교회의 에바브라는 기도의 용사였다. 밤을 새워 중보하는 주님의 종이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기도하는가. 형제자매가 하나님의 뜻을 행할 수 있도록 기도하라. 우리가 주님께 드릴 것은 우선은 자신의 몸이고, 다음은 찬양과 재물이며, 마지막 제물은 중보기도라는 주문이다. 형제자매가 하나님의 뜻을 바로 알게 하는 일이 우리가 드릴 영적 제물인 것이다. 설교 후 뮬러 목사님의 강권으로 다시금 특송을 했다. 마르틴 루터가 작곡한 곡 ‘내 주는 강한 성이요’를 한국어와 독일어로 함께 불렀다. “내 주는 강한 성이요 방패와 병기되시니 큰 환란에서 우리를 구하여 내시리로다 옛 원수 마귀는 이때도 힘을 써 모략과 권세로 무기를 삼으니 천하에 누가 당하랴. 내 힘만 의지할 때는 패할 수밖에 없도다 힘 있는 장수 나와서 날 대신하시리로다 이 장수 누군가 주 예수 그리스도 만군의 주로다 당할 자 누구랴 반드시 이기리로다. 이 땅에 마귀 들끓어 우리를 삼키려 하나 겁내지 말고 섰거라 진리로 이기리로다 친척과 재물과 명예와 생명을 다 빼앗긴대도 진리는 살아서 그 나라 영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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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진히 대접받은 성찬. 매달 첫째 주일은 함께 점심 식사를 나눈다는데 오늘만큼은 떠나는 손님을 위해 특별히 쌀밥을 짓고 젓가락까지 준비했다니 감동이었다. 닭고기 덮밥은 한정식을 방불했고, 디저트로 나온 케이크와 푸딩도 살살 녹는다는 외마디소리들이 들렸다. 물론 필자는 사랑하는 이웃에게 송두리째 양보(?)했지만 말이다. 그 자리에서 나는 앞에 앉은 뮬러 목사님께 자작시 한 편을 보여드렸다. 그 절반은 영어로 썼기 때문이다. 최교수님이 필요한 설명을 곁들인 시 제목은 <영어의 몸>. “영국의 한 주일학교, Who began a time? God began a time. Who created the cosmos? God created the cosmos. Who made you? God made me. Who is God? God said that I am who I am. Where is God? God is everywhere. 이때 한 무신론자가 교회 지붕에 올라가 알파벳을 배열한 뒤 외쳤다. "GOD IS NOWHERE!" 그때 하나님이 바람을 보내시니 알파벳에 틈새가 생겼다. "GOD IS NOW HERE!" 얼마 후 그는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다. 하나님(GOD)을 거꾸로 믿다 개(dog)처럼 되고 말았다. 삼위의 하나님이 아닌 잡신(gods)을 믿었으므로…….” 곧이어 언제부터 시를 썼느냐고 묻기에 아이들을 좀 더 잘 가르치기 위해 시를 짓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제는 헤어질 시각이었다. 일주일간의 추억을 간직한 채 후일을 기약하며 차에 올랐다. 아이들이 골목 끝까지 따라 나오며 고사리손을 흔들었다. 헤이코, 도리스, 안나, 니코 이름을 가진 네 권속이 멀리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좀체 눈을 뗄 수 없었다.
 

■ 프로필
 
- 국어와 문학을 가르치며 수필집, 시조집, 기행집 등을 펴냈고,
 이충동에서 기고 활동과 더불어 교육철학 박사과정을 이어감.
-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blog.naver.com/johash
- <평택자치신문> “세상사는 이야기” 11년째 연재 중······.
 
※ 다음호(557호)에는 ‘독일 교육 탐방기 : 독일인의 명쾌한 법리’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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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독일 교육 탐방기 : 성도의 은혜로운 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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