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조하식(한광고 교사, 수필가·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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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어도 교단에 서는 자와 교회에 나가는 이들은 사회의 모본이 되어야 합니다. 학생을 지도하는 위치에 있으니 매사 본보기가 되라는 요구이지요. 영혼을 살리는 성경을 믿으니 매사 반듯해야 한다는 주문입니다. 품격을 갖춘 스승과 성도의 삶을 두고 이르는 말이지요. 솔직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한편으론 뿌듯한 긍지를 갖기에 충분한 소임입니다. 우리 함께 동시대를 올곧게 살아가는 책무에 걸맞은 자세를 가다듬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오늘날 필자를 포함한 한국의 교사와 교인의 자화상은 과연 어떠한지 되돌아봅니다. 저의 경우 교직에 몸담은 기독교 신자로서 말과 행실을 조심하는 편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만세전 예정하심으로 교편을 잡았기 때문이지요. 요즘은 특별히 허락하신 깜냥에 힘입어 바지런히 원고지를 채워 나가는 여력까지 얻었습니다. 우리말을 가르치는 소임으로 본다면 딴에는 금상첨화의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는 뿌듯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 세계관으로 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저의 소명입니다. 교사와 교인을 겸한 자리이지요. 그만치 막중한 직업이요 엄중한 사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실 등단을 거쳐 글을 쓴다는 일은 상당 기간 뇌리에 머물렀을 뿐, 막상 실행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어떤 주제를 정해 한 편의 글을 탈고하는 작업은 그리 녹록하지 않으니까요. 그 중압감에 지역신문의 연재를 시작할 때는 나름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어언 10년을 이어온 건 주님의 은총입니다.
 
 돌이켜보면 때가 차매 저로 하여금 붓을 잡게 하셨고, 일단 글월의 빗장이 풀리고 나니 차곡차곡 사념(思念)들을 쏟아지게 만드셨습니다. 어느덧 열 권에 이르는 책자를 세상에 나오도록 도우셨지요. 이 경사야말로 전적으로 하나님을 드러내는 데 쓰여야 마땅한 일이고, 제 능력이 닿는 한 끝까지 이어갈 참입니다. 남이야 어떤 눈으로 쳐다보든지 창작은 제게 신나는 노동일뿐더러, 앞으로 줄곧 심고 가꿀 사역임이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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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에 앞서 부족한 저를 한껏 띄우는 현장은 교실입니다. 가르치는 동시에 배우는 일만큼 행복할 수 있을까요? 학과목을 연구하다가 뜻하지 않게 발견하는 지혜야말로 덤처럼 소중하지요. 솔직히 교단의 형편을 가감 없이 털어놓자면 수업을 좋아하는 교사는 퍽 드뭅니다. 규정한 점수를 따서 관리자가 되겠다는 열망을 보면 알 수 있지요. 본질적으로 수업권은 교사들에게 보장된 법적 권한임에도 말입니다. 수업하기를 싫어하는 교사는 애당초 교직에서 배제했어야 옳다고 보는 까닭이지요.
 
 고마운 일은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는 일선에 교육자들이 서있는 참입니다. 사람을 훈육하는 일로 녹을 받는 생활인으로서 맡겨진 임무에 어찌 소홀할 수 있겠습니까. 품위를 유지할 만큼의 대우도 그렇거니와 노후를 걱정하지도 않으니까요. 모든 교직자들의 제일가는 책무는 자신이 맡은 교과를 쉽고도 재미있게 가르치는 일입니다. 그 연장선에서 덕성교육과 건강교육을 마저 챙겨야 합니다.
 
  교육이라는 주된 업무를 저만치 제쳐두고 여타 잡무나 교제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일은 선후가 뒤바뀐 처사입니다. 아무리 행정적인 일처리에 능통하고 인간관계가 원만해도 핵심이 빠진 격입니다. 그만치 교사에게 가르치는 일은 존재 이유이며 직업윤리의 축인 것입니다. 열악한 여건을 딛고 교육자의 소임을 묵묵히 수행하는 가운데 다른 업무에 좀 미흡한 점이야 상부상조로 풀어 가면 되지요. 인간교육은 단순한 기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교인의 자리는 어떠합니까? 성도 또한 남들을 섬기는 위치에 있습니다. 낮은 자리에서 선한 영향을 미치며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교사나 교인이나 남 앞에 설 기회는 얼마든지 있지요. 주일학교 교사부터 아파트 동대표나 이장까지 모두가 남을 위해 봉사하는 책임자들입니다. 반드시 교사가 학생들에게만 가르치는 게 아니지요. 직장뿐만 아니라 동네에서 사회교육에 참여하거나 크고 작은 공동체를 위한 헌신도 교육인 것입니다.
 

■ 프로필
 
국어를 가르치는 문인(수필가: 한맥문학 천료, 시조시인&시인: 창조문학 천료), 교사로서 신앙산문집, 수필집, 시조집, 시편집, 기행집 등의 문집을 펴냄.
-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blog.naver.com/johash
- <평택자치신문> “세상사는 이야기” 10년째 연재 중
 
※ 다음호(526호)에는 ‘교사와 교인을 보는 눈 - 영혼을 살리는 말씀’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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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교사와 교인을 보는 눈 ‘사람을 만드는 훈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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