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시인
단단한 다짐들이 무너졌다
한 가닥 춘풍에 서로의 어깨를 밀치며
파문이 된 해빙기의 호수
얼음칼날에 베인 살점들이
파랑을 타고 강가로 밀려와
무성한 소문만 부려놓았다.
물어뜯긴 강아지 같은 울음들도
바람을 타고 와 논둑 위에 엎어져
검은 쇠말뚝을 박아 놓았다
무너진 다짐들이 부딪히는 소리
서로의 얼굴에 칼날이 닿지 않게
언제든 손잡을 수 있는 대오를 지어
결빙의 각오로 어깨동무를 하는
유빙
자꾸만 발이 저려
발 끝에 힘을 줄수록 발뿌리가
더 뜨거워지는 유빙
호수가 다시 으드득거리며
얼어붙었다.
한 가닥 춘풍에 서로의 어깨를 밀치며
파문이 된 해빙기의 호수
얼음칼날에 베인 살점들이
파랑을 타고 강가로 밀려와
무성한 소문만 부려놓았다.
물어뜯긴 강아지 같은 울음들도
바람을 타고 와 논둑 위에 엎어져
검은 쇠말뚝을 박아 놓았다
무너진 다짐들이 부딪히는 소리
서로의 얼굴에 칼날이 닿지 않게
언제든 손잡을 수 있는 대오를 지어
결빙의 각오로 어깨동무를 하는
유빙
자꾸만 발이 저려
발 끝에 힘을 줄수록 발뿌리가
더 뜨거워지는 유빙
호수가 다시 으드득거리며
얼어붙었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