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2017년 대체서식지 모니터링 “한 마리도 관찰하지 못해”
 
수원청개구리, 산업화·도시화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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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제(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소장)
 
  지난주 5월 20일, 경기일보에 보도된 “10년 전 이사간 ‘평택 금개구리’ 실종”이란 기사와 다음날인 5월 21일, KBS 저녁뉴스에 “그 많던 개구리는 어디로 갔을까?”라는 제목으로 공중파 방송을 탄 평택시 현덕면 덕목제 멸종위기양서류 대체서식지의 금개구리로 인하여 잠시나마 평택지역 자연 생태계가 주변 언론의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
 
  예전 같았으면 시골집 닭장에서 기르던 수탉에게 던져줄 먹이로 잡아다 준 개구리가 바로 이들일 정도로 흔했던 종인데, 언제부터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처럼 귀한 대접을 받게 되었는지는 잘 모른다고 해도 분명한 것은 환경부의 멸종위기야생생물로 지정되었다는 사실과 보잘 것 없었던 개구리에게 이처럼 크나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을 보면서 세상이 변해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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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생물Ⅱ급 금개구리
 
  충청권에서는 오래전부터 금개구리를 ‘멍텅구리’로 불렀다고 한다. 1m를 넘게 뛰는 참개구리에 비해 점프 실력이 고작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근처에 있는 먹잇감을 쉽게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시야가 좁고, 중대백로와 왜가리 같은 백로류는 물론이고 무자치나 유혈목이 같은 천적이 다가와도 알아차리지 못해 쉽게 잡히곤 하는데, 이러한 행동특성으로 인하여 붙여진 별명이 바로 ‘멍텅구리’인 것이다.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여느 개구리와는 달리 이동거리가 멀지 않아 태어난 곳을 중심으로 한 평생을 살며, 크게 서식지를 벗어나지 못한 채 수면 위 부엽식물에 의지해 체온을 올리고, 겨울을 나기 위한 에너지 보충에 많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개구리가 바로 금개구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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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생물Ⅰ급 수원청개구리
 
  이런 금개구리가 평택지역에서 갑작스럽게 조명을 받게 된 것은 지난 2007년, 평택미군기지 확장 예정지인 팽성읍 대추리에서 발견되어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부터이다.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에서는 서울대 수의과대학 용역팀에 포획과 이전을 의뢰해 2년 동안 올챙이를 포함한 금개구리 1천500여 마리를 포획하여 대체서식지인 현덕면 덕목리 소재의 덕목제 습지에 방사하였는데, 이 금개구리가 지금 사라졌다고 하여 기사와 방송을 통해 경기권 전역에 두루 전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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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덕면 덕목제 멸종위기양서류 체험학습장
 
  보도된 기사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국방부는 당시 평택 미군기지 이전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금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방사된 금개구리의 생태가 안정될 때까지 대체서식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대의 모니터링 결과, 1차 연도인 2007년 205개체이던 금개구리는 2008년 1천 127개체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5년 후인 2013년에는 4개체, 2014년 14개체, 2015년 71개체로 줄어들었다. 게다가 10년차인 2016년도에는 단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시가 지난 2017년 시행한 ‘덕목제 멸종위기종(양서류) 대체서식지 보전·복원사업’ 모니터링에서도 금개구리를 한 마리도 관찰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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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개구리 서식 및 방사지역 안내판
 
 그렇지만 이번에 공개된 덕목제 멸종위기양서류 보전·복원사업의 문제점은 이것만은 아닐 것이다. 현재 덕목제 멸종위기양서류 대체서식지 현장에 남아 있는 안내판을 통해 그동안의 관련된 용역을 맡았던 업체의 흔적을 더듬어 보면 대추리에서 구조된 금개구리 이전과 관련된 LH 미군기지건설사업처와 수원청개구리 및 금개구리 서식 및 방사지역이란 제목 하에 평택시장 백이란 안내판 정도이지만 실제 이곳에 옮겨졌으나 그 흔적이 남지 않은 것은 또한 얼마나 되는지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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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개구리 및 수원청개구리 방사지역 안내판    
 
  그것보다 더욱 관심을 갖고 확인해봐야 할 것은 다름 아닌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된 수원청개구리에 대한 보전·복원사업과 관련한 내용일 것이다. 우리나라만의 고유종인 수원청개구리가 경기도 전역과 충청도에 서식했었지만 지금은 평택을 포함한 경기도 일부와 충남 북부지역, 서해안에서만 일부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의 노력이 없는 한 산업화와 도시화라는 이름으로 지구상에서 영원히 살아지게 될 운명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평택시의 계속되는 개발로 인해 옮겨진 덕목제의 금개구리는 과연 새로운 서식지에 터를 잡고 잘 살고 있는지,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개체수를 유지하고 있는지, 혹 금개구리의 소리조차도 듣지 못한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가급적 전문업체를 선정해서 야간조사를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습지의 땅 평택에서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그들을 지켜봐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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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덕목제로 간 멸종위기생물 금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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