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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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만제(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소장)
 
  진위향교에서 시내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봉남교를 지나게 되며, 이 다리가 끝나는 지점 바로 우측에 ‘진위천 꼬리명주나비 서식지’라는 작지 않은 입간판이 아직도 자리를 잡고 있다. 그렇지만 주변 진위면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주민들과 꼬리명주나비 서식지를 빈번하게 오가는 마을버스 이용객들 심지어는 송탄정수장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조차도 꼬리명주나비와 쥐방울덩굴이 무엇이며, 진위천 꼬리명주나비 서식지가 어떻게 이곳에 있게 되었는가를 다수가 알지 못하고 관심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2008년, 평택시에서는 진위천 냇가의 희망을 넘어 한 지역의 생태계를 누구보다도 잘 나타내는 지자체의 깃대종으로 가기 위한 과정의 일환으로 송탄정수장 앞에 ‘진위천 꼬리명주나비 서식지’를 조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듬해 서식지와 관련된 시설물을 보강할 때만 하더라도 꼬리명주나비와 그 먹이식물이 되는 쥐방울덩굴은 평택지역의 자연생태는 물론이고 문화적 중요성과 연계했을 때 조금도 손색이 없으며, 타 지역과 비교했을 때에도 차별화되는 에코브랜드로서의 가치가 넘쳐났지만, 2019년 현재 ‘진위천 꼬리명주나비 서식지’의 맨얼굴은 아무리 잘 봐주려고 마음을 먹어도 현장을 찾을 때마다 깊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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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형 꼬리명주나비의 짝짓기
 
  10년도 더 지난 세월 동안 평택 시민과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꼬리명주나비와 쥐방울덩굴을 알리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고 또 노력하였지만 제한적으로 이들의 소중함을 인지하고 있을 뿐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하다. 평택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몇 년간 모니터링을 통해 보고서 및 홍보물을 제작 배포하였고, 지산초록도서관과 평택시의회, 평택시무봉산청소년수련원 등을 통해 전시회를 개최하였으며, 2016년 12월에는 평택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주관으로 농업기술센터, 농업정책과, 건설하천과, 공원과 등 관련부서들이 모인 자리에서 꼬리명주나비 서식지 조성과 관련하여 소통의 자리까지 열었지만 아직도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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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쥐방울덩굴과 꼬리명주나비의 복원사업 안내판
 
  어찌되었던 간에 이동저수지에서 황구지천과 합류되는 지점에 이르기까지 진위천 물줄기에서 자생하고 있는 쥐방울덩굴과 꼬리명주나비 서식지를 오래전에 발견하였지만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서 서식지가 방치되고 있는 사이에 여러 지역에서는 이들과 관련한 생태와 문화적 가치의 중대성을 알게 됨에 따라 이들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사회공헌프로그램인 ‘현대 그린존 코리아(HYUNDAI GREEN ZONE KOREA)’ 사업의 일환으로 어린이들에게 자연과 생명체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지역주민들에게 정서적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체험형 나비생태학습장을 조성하게 되었는데 화성시의 환경그린센터, 아산시의 산정호 유원지와 아산 청소년 교육문화센터, 전주시의 전주동물원과 자연생태박물관, 울산시의 들꽃학습원과 태화강대공원, 부산시의 어린이대공원 등지에서 꼬리명주나비가 더욱 알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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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산초록도서관에서 열린 꼬리명주나비 사진전
 
  10여년 이상 ‘평택의 자연’이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2005년부터 멸종위기에 처한 꼬리명주나비의 복원작업을 추진해 복원에 성공한 현대자동차 담당자와 메일을 주고받은 적이 있었다. 서로 복원사업에 대한 격려가 있었고, 꼬리명주나비만이 지니고 있는 우수성에 대해 자문을 받았는데 그 때 도움을 준 글이 있어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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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위면 봉남교에 위치한 꼬리명주나비서식지 안내판
 
  “곤줄박이님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평택엔 평택의 자연과 진위천을 사랑하시는 선생님과 같은 분이 계시니 평택의 내일은 참으로 밝아 보입니다. 끓임없는 관심과 열정으로 가꾸어지는 평택과  진위천은 진정한 생태도시, 생태하천으로 거듭남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꼬리명주나비는 자연생태자원으로서 아주 독특하고 특별하며, 상징적인 요소가 많은 자원입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꼬리명주나비의 특별함에 대해 점차 인식을 같이하고 있음을 느낌니다. 이제까지의 꼬리명주나비는 소규모 서식지의 조성을 통한 복원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즉 하천변이나 특정 지역에 서식지를 복원함으로써 지역의 생태적 건전성을 높여 생태도시의 입지를 강화하여 생태적 자존심을 높여주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꼬리명주나비가 가지는 잠재적 가능성과 파괴력에 비한다면 그것은 작은 시작에 불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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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덩굴식물인 쥐방울덩굴을 위한 특별한 시설물
 
  지금까지 10년이라는 시간 그 이상을 쥐방울덩굴과 꼬리명주나비와 함께하는 동안에 단 한 번도 이들에 대한 애정과 믿음에 흔들림이 있었던 적이 없다. 우리나라 고유종이며 여느 곤충에 비해 인간과의 친화력이 높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가치가 큰 쥐방울덩굴과 꼬리명주나비가 진위천의 희망을 넘어 평택의 깃대종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다시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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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방치된 진위천 꼬리명주나비 서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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