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대모잠자리, 2012년 환경부지정 멸종위기Ⅱ급 지정
 
수생식물 많고 유기물 풍부한 갯벌·연못·습지 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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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제(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장·지역생태연구가)
 
 평택시 비전동 소재 덕동산마을숲과 숲 가장자리에 위치한 맹꽁이연못은 매우 작은 규모의 공간이지만 야생동·식물이 보금자리를 틀고 다른 공간으로 이동함에 있어 기여함은 물론이고, 소규모의 비오톱(인간과 동·식물 같은 다양한 생물종의 공동 서식 장소)을 연결하는 중간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마을 주민들이 잊을만하면 한 번씩 다양한 생물종의 출현을 통해 평택지역 자연생태계의 소중함과 생태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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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동산에서 처음 발견된 멸종위기Ⅱ급 대모잠자리
 
 2007년 5월 15일 덕동산마을숲에 근접한 신일유토빌아파트 12층 베란다 화분 위에서 번식에 성공한 천연기념물 제323-8호 ‘황조롱이’부터 시작하여 2009년 8월 15일 멸종위기Ⅱ급 양서류인 ‘맹꽁이’ 집단서식지를 위한 맹꽁이연못 조성, 2015년 7월 24일 물오리나무에 둥지를 틀었다가 장맛비를 견디지 못해 부러진 가지와 함께 땅에 떨어져 알게 되었던 천연기념물 제324-3호 ‘솔부엉이’ 유조의 죽음, 2018년 3월 3일, 마을숲 약수터 옆 솔밭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텃새를 부리는 까치로 인하여 발견하게 된 현존하는 생태계 최고의 포식자 천연기념물 제324-2호 ‘수리부엉이’의 발견 그리고 우연찮게 맹꽁이연못에서 발견한 멸종위기Ⅱ급 곤충 ‘물장군’의 약충에 이르기까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생태계 관련 소중한 뉴스들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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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동산마을숲에 서식하는 맹꽁이
 
 지난 5월 3일, “소장님 질 지내시죠? 덕동산 유아숲체험원 연산홍 주변 풀밭에 특이한 날개무늬를 가진 잠자리가 나타났네요. 지금 막 찍은 사진이에요”라며 생태교육연구소 출신 팀장님께서 카카오톡으로 16장의 따끈한 사진을 보내 주었다.
 
 잠자리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은 없어도 여러 차례 환경부에서 발간한 멸종위기생물 홍보물을 봐와서 눈에 익었던지라 덕동산마을숲에서 발견된 특이한 날개무늬의 잠자리가 멸종위기Ⅱ급에 속해 보호를 받고 있는 종임을 재차 확인했으며, 혹시라도 대모잠자리를 채집하였다면 채집했던 장소에 데려가서 놓아줄 것을 여러 차례 부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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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화분에 낳은 6개의 알을 모두 부화시킨 황조롱이
 
 재차 정리해보면 꼬마잠자리, 노란잔산잠자리와 함께 주변에서 만날 수 없는 멸종위기에 속한 대모잠자리를 많은 주민들이 모이는 덕동산마을숲 유아숲체험원 주변에서 발견했다는 것이다. 덕동산마을숲과 맹꽁이연못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소쩍새와 황조롱이, 솔부엉이, 수리부엉이를 만나는 것도 너무나 놀랍고 감동스러운 일이지만 환경부지정 멸종위기Ⅱ급에 지정된 물장군과 대모잠자리와의 만남은 그 성격부터가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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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수리부엉이
 
 2014년,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비매품으로 발간한 「한눈에 보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보면 “대모잠자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의 잠자리과 곤충으로 2012년에 처음 지정되었다. 갈대와 같은 수생식물이 많고 유기물이 풍부한 갯벌, 연못, 습지에 서식하며,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분포한다. 갯벌의 개발로 인해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위급종(CR)으로 평가하고 있다”라고 대모잠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개인 블로그 운영을 통해 알게 된 곤충(잠자리) 전문가에게 “덕동산 같은 작은 동산에서도 대모잠자리가 서식할 수 있나요?”라고 문의를 했고, “잠자리라는 곤충의 특성상 비행으로 이동이 가능하니 전혀 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보통은 좀 큰 논 한마지기 그 이상 되어야 하겠죠. 갈대와 부들의 식생이 풍부해야 살 수 있는 종이예요. 한마리라도 보였으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전형적인 서식지 또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접근하시면 잠자리 관찰이 쉽습니다. 해안가 습지처럼 개방적인 습지를 좋아하고, 해안가에 많은 종입니다. 하지만 내륙도 조건이 맞는 곳이 있으면 많이 번성하기도 합니다”라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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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모잠자리가 발견된 덕동산 유아숲체험원 주변     
 
 평택시 비전동에 자리를 잡은 세 개의 봉우리, ‘평택 삼봉’에 삼각산, 매봉산과 함께 포함된 곳이 바로 덕동산이다. 이곳은 높거나 크지는 않아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생명들이 있고, 매 순간마다 새로 태어나는 생명과 그들이 만들어가는 세계가 있으며, 그들만의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밤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수리부엉이, 빈 화분에 낳은 6개의 알을 모두 부화시킨 살아있는 문화재 황조롱이, 밤에 사냥을 해서 새끼를 키우는 야행성 여름철새 솔부엉이, 장마철을 전후해 ‘맹~’하고 울면 다른 녀석이 ‘꽁~’하고 답한다는 맹꽁이 등 법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친구들은 물론이고 청설모, 너구리, 고라니, 넓적사슴벌레, 홍점알락나비와 해마다 마을숲에서 번식하고 남쪽으로 돌아가는 꾀꼬리에 이르기까지 이들 모두가 덕동산마을숲에서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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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덕동산에 출현한 멸종위기생물 대모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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