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도롱뇽·두꺼비·청개구리·금개구리 등 5과 12종 서식
 
주변 계곡에서 쉽게 만날 수 있던 도롱뇽 자취 감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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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만제(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장·지역생태연구가) 
 
 해남 땅끝마을로부터 시작된 봄꽃 소식은 3월에 접어들자마자 우리고장 평택에까지 다다랐다. 책상 위에 놓여있는 달력의 3월이라는 숫자는 그렇게 기다렸던 봄이 시작되었음을 나타내고 있지만 매화가 피고 난 다음 봄을 알리는 후속 봄꽃들의 향연은 다소 느리기만 하다.
 
 주변에서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대표적 봄꽃을 들라면 노란색 꽃을 피우는 산수유와 생강나무일 것이다. 부락산, 고성산 등 주변 가까운 산에서 생강나무가 봄을 알리는 전령사라면 마을에선 산수유가 개나리 혹은 목련이나 벚나무보다도 앞에 나서서 오는 봄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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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봄 고성산에서 관찰한 도롱뇽
 
 지난 2월 7일, 가까운 거리에 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원곡 소재의 고성산 계곡에서 아직 얼음이 부분적으로 남아있었지만 도롱뇽 알집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투명한 순대같이 생긴 길쭉한 원통 모양의 알 속을 들여다보니 이제 막 나온 것도 있지만 알집 속에서 이미 생명의 움직임이 있는 것을 보아 산란이 이보다 더 빠른 경우도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개구리와 도롱뇽 같은 동물을 물과 땅 양쪽에서 생활하는 무리라는 의미에서 양서류(兩棲類)라고 한다. 생물의 분류에 있어 양서류는 크게 꼬리를 갖고 있는 유미류, 개구리·두꺼비가 속해 있는 무미류, 다리가 없고 굴을 파는 무족류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무족영원은 살지 않고 유미류와 무미류 양서류만 서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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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봉산청소년수련원 계곡의 도롱뇽 알덩어리
 
 우리나라에 사는 물뭍동물에는 현재까지 꼬리가 없는 개구리 무리에 딸린 13종과 꼬리를 갖고 있는 도롱뇽 무리에 딸린 6종 모두 합하여 총 2목, 7과, 19종이 알려져 있다. 이 중 우리나라 고유종은 고리도롱뇽, 제주도롱뇽, 꼬마도롱뇽,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이끼도롱뇽,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등 총 7종이며, 고리도롱뇽(Ⅱ급)과 맹꽁이(Ⅱ급), 금개구리(Ⅱ급), 수원청개구리(Ⅰ급) 4종을 환경부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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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오기 전 물속의 봄전령사가 남긴 흔적
 
 그리고 우리고장 평택지역에서는 도롱뇽, 두꺼비, 청개구리,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참개구리, 옴개구리, 한국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 무당개구리, 황소개구리, 맹꽁이 등 모두 5과 12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이 중 수원청개구리와 금개구리, 맹꽁이는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를 받고 있지만 북아메리카 일부 지역에서 들여온 황소개구리는 생태계교란 생물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봄꽃들이 나오기 전의 이른 봄은 양서류의 계절이기도 하다. 특히 물속의 봄 전령사 도롱뇽은 누구보다도 앞서 봄을 전하고 있다. 툭 튀어나온 눈에 둥근 주둥이, 짧은 4개의 다리를 갖고 있으며, 앞발가락 4개와 뒷발가락 5개는 개구리 무리와 같지만 무엇보다 뒷다리가 먼저 나오는 개구리 올챙이와는 달리 앞다리가 먼저 나오는 것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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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짓기를 위해 몰려든 도롱뇽 무리와 알덩어리
 
 두꺼비의 알덩어리도 그렇지만 나뭇가지 혹은 바위에 붙여놓은 도롱뇽의 알덩어리 또한 그 모양이 독특하다. 투명한 우무질(젤라틴)로 싸여 있는 알 덩어리 속에는 50여 개 정도의 알이 들어 있으며, 산란 후 약 3~4주면 마치 수조에서 애완용으로 기르고 있는 ‘우파루파’를 닮은 특별한 모양으로 부화한다. 어릴 때에는 아가미로 수중호흡을 하면서 물에서 살고, 성장함에 따라 폐와 피부를 통해 호흡을 하면서 땅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간다.
 
 이른 봄부터 북방산개구리, 계곡산개구리와 함께 주변 계곡에서 그렇게도 쉽게 만날 수 있었던 도롱뇽이 언젠가부터 자취를 감추고 있어 서울시는 물론이고 경기도 또한 이들을 보호 야생생물로 지정하여 포획을 금지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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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뭇가지에 붙여둔 알덩어리    
 
 자연 생태계의 구성원 중에서 그 누구보다도 물속에서 다가오는 봄을 먼저 알리고 있는 도롱뇽을 뒤돌아보며, 우리 모두 다시금 마음속 깊이 담아두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도롱뇽이 살 수 없는 환경이라면 사람도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물속의 봄 전령사 도롱뇽이 번식지와 서식지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며, 늘 그러했듯이 누구보다도 먼저 봄을 알리는 자연의 전령사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그들에 대한 관심의 끈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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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물속의 봄 전령사 도롱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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